제5031화
룸으로 돌아온 희유는 명빈이 석유를 바라보는 걸 발견했다.
착각인지는 몰라도 방금 전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비꼬고 빈정거리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자 희유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
두 사람이 화장실 간 사이, 명우가 명빈에게 무슨 말을 한 걸까”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명빈은 자기가 직접 썰어놓은 스테이크를 석유 앞으로 밀어줬다.
“잘라놨어요.”
석유는 거절하지 않았다.
“고마워요.”
담담하게 인사했지만 접시 위 고기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명빈은 그 순간 아주 확실하게 석유가 자기를 밀어내고 있다는 걸 느꼈다.
두 사람 관계는 마치 처음 만났을 때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창밖에서 들어온 불빛이 명빈 반쯤 내려온 속눈썹 위로 드리워졌고, 살짝 붉어진 눈가에는 감출 수 없는 쓸쓸함이 어려 있었다.
그때 직원이 해산물 수프를 가져오자 명빈은 먼저 석유 그릇에 수프를 담아줬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좀 식으면 마셔요. 뜨겁거든요.”
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네.”
명빈은 입술 안쪽을 가볍게 깨물었다.
한참 망설이던 끝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 기획안 일은 내가 잘못했어요. 그날은 그냥 기분이 좀 안 좋아서...”
하지만 명빈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는데 석유가 차갑게 말을 끊어버렸다.
“전 이미 퇴사했고 굳이 저한테 설명하실 필요 없어요. 사과하실 거면 김하운 본부장님께 하세요.”
명빈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끝까지 말을 이어갔다.
“만약 그 일 때문에 퇴사한 거면 내가 사과할게요. 기획안도 다시 봤어. 한 글자 한 글자 다 읽어봤고 정말 완벽했어요.”
“내가 잘못했으니까 다시 회사로 돌아와요. 사직서도 아직 승인 안 났으니까 마음 바뀌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어요.”
희유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렇지 않은 척 식사만 했다.
하지만 귀는 계속 두 사람 대화에 집중돼 있었다.
명빈은 원래 자존심 강하고 제멋대로인 사람이었다.
그런 명빈이 이렇게까지 먼저 숙이고 말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었다.
그만큼 석유를 진심으로 신경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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