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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8화

그 말에 석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명빈 씨 아직 반 잔밖에 안 마셨잖아요.” 오히려 석유가 더 많이 마신 상태였다. 그러나 명빈은 눈을 감은 채 능청스럽게 말했다. “제가 원래 술이 약해서요. 반 잔이면 끝이에요.” 석유는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명빈을 보며 진심으로 한 대 때리고 싶어졌다. 자기가 챙겨주겠다더니 이제는 떼쓰기 시작했다. 명빈은 정말 석유를 화나게 만들 생각은 없는 듯 천천히 몸을 바로 세우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직 노래 안 끝났어요. 지금 취하면 안 되죠. 내 고음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한번 들어볼래요?” 석유는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보자 남자는 다시 기타를 안았다. 그리고 반쯤 내리깔린 눈빛은 순식간에 깊고 짙어졌다. 곧 고음이 터져 나왔다. “난 오직 당신한테만 빠져들어요” “텅 비어 있던 기억도 전부 당신으로 채워지고” ... 석유는 검은 눈동자로 멍하니 명빈을 바라봤다. 음악에 완전히 빠져든 남자 표정을 보는 순간 세상 모든 소음이 조용히 멈춘 것 같았다. 명빈의 노래는 주변 사람들 시선까지 끌어당겼다. 몇몇 여자들이 다가와 말을 걸려다가도 명빈 옆에 앉은 석유를 보고는 결국 다가오지 못했다. 두 사람은 연인처럼 다정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명빈이 가끔 석유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짙은 애정과 집착 아닌 집착이 그대로 드러났다. 명빈은 노래 한 곡을 끝까지 완창하는 사이 석유는 잔을 전부 비웠다. 곧 석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래 괜찮네요. 상 드릴게요.” 명빈은 석유 눈빛만 보고도 이미 취했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웃으며 물었다. “무슨 상이요?” 석유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말했다. “2만 원 줄게요.” 곧 명빈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제가 이렇게 잘 불렀는데 고작 2만 원이에요?” 그러자 석유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 “100점 줄게요.” 명빈은 그대로 손을 뻗어 석유 얼굴을 감싸 쥐었고, 눈을 접어 웃으며 말했다. “석유 씨 오늘 왜 이렇게 얌전해요?” 석유는 명빈을 빤히 바라봤다. 그렇게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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