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71화
석유는 시선을 내린 채 담담하게 말했다.
“아침은 안 먹을게요.”
“먼저 갈게요.”
말을 끝낸 석유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명빈이 낮고 깊은 목소리로 석유를 불렀다.
“석유 씨.”
명빈의 눈빛은 진지했다.
“대체 뭘 그렇게 망설이는 거예요? 제가 아직도 제대로 말 안 한 것 같아요?”
“전 장난으로 이러는 거 아니에요. 진짜 석유 씨 좋아해요. 진심으로 제 여자친구가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자기 아내가 될 사람, 자기 아이 엄마가 될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명빈은 단순한 감정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었고, 이미 둘의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석유는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늘 그렇듯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였다.
“근데 전 누구의 여자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요. 연애할 생각도 없고요.”
“혹시 명빈 씨가 오해했다면 그건 제 잘못이에요. 앞으로는 저도 먼저 안 찾아올게요.”
말을 끝낸 석유는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갔다.
아무런 망설임도 미련도 없이 그렇게 나가버렸다.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명빈 마음도 그대로 가라앉았다.
겨울 새벽 찬바람 하나가 문틈으로 스며든 것 같았다.
하룻밤 내내 남아 있던 온기와 분위기를 전부 쓸어가고. 차가운 공기만 남겨둔 느낌이었다.
‘진짜 안 녹는 얼음이네. 그러면 결국 날 가지고 논 건가?’
명빈은 이미 완전히 빠져들었는데 석유는 끝까지 바깥에서 차갑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지금 자기의 모습이 예전 민래와 뭐가 다른가 싶을 정도로 인과응보 같았다.
명빈은 컵에 우유를 따르고는 그대로 들이켰다.
분명 위로 넘어갔는데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
석유가 집에 돌아왔을 때 마침 희유가 출근하려던 참이었다.
현관 앞에서 마주친 희유는 묘한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보자 석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근데 이미 다 얘기 끝냈어.”
희유 웃음이 잠시 멈췄다.
“무슨 뜻인데요?”
석유는 담담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직 연애할 준비가 안 됐어.”
희유는 그대로 석유 손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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