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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7화

다음 날. 오전 내내 링거를 맞고 있던 명빈은 누워 있는 게 지루해 어느새 다시 잠들어 있었다. 잠결에 누군가 우는 소리가 들리자 명빈은 천천히 눈을 떴다. 눈앞에는 어제 자신을 들이받았던 여자가 병상 옆에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명빈 얼굴에는 짜증이 그대로 드러났다. “누가 들어오랬어요? 그리고 왜 울어요?” 여자는 명빈이 깨어난 걸 보자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사장님, 제 남편만은 좀 봐주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저 이제 다시는 운전 안 할게요. 제발요, 사장님...” ... 명빈은 듣고 있을수록 더 짜증이 났다. “나가요.” 그 순간 병실 문이 열리더니 석유가 들어왔다. 하지만 석유는 명빈을 보지도 않고 곧장 여자 쪽으로 걸어가 휴지를 건넸다. 그리고 조용히 달랬다. “울지 말아요.” 여자는 곧바로 석유 팔을 끌어안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석유 씨가 사장님한테 좀 말해주세요. 사장님은 석유 씨 말 제일 잘 듣잖아요.” 석유는 다정하게 여자 눈물을 닦아주었다. “제가 도와줄게요.” “석유 씨!” 명빈은 눈앞에서 벌여지는 장면에 그대로 자극받아 버럭 소리쳤다. 석유는 그제야 명빈을 바라보더니 눈빛은 순식간에 차갑고 싸늘해졌다. “갈비뼈 하나 부러진 걸로 이렇게까지 사람 몰아붙여야 해요?” 명빈 상처 부위가 갑자기 심하게 아파오기 시작해 손으로 가슴을 눌렀다. “석유 씨. 꼭 이렇게까지 절 아프게 해야 하나요?” ‘낯선 여자 하나가 나보다 더 중요하다니...’ 그러나 석유의 표정은 더욱 냉담해졌다. “제때 안 피한 건 본인 잘못이잖아요. 그게 왜 남 탓이죠?” 울고 있던 여자는 순진하고 연약한 얼굴로 석유를 올려다봤다. “석유 씨, 저 도와줘서 고마워요.” 석유 역시 부드러운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걱정하지 말아요.” 명빈 얼굴은 완전히 싸늘하게 굳더니 눈을 감은 채 이를 악물었다. “나가요. 둘 다 당장 나가요!” “석유 씨.” 이때 명길 목소리가 들려왔고, 명빈은 그대로 눈을 번쩍 떴다. 아직도 눈빛에는 잠기운과 혼란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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