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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1화

석유는 차가운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윤정겸 국장님이 분명 말했죠. 이번 일은 경찰 판단대로 사고 처리 절차 밟겠다고. 일부러 당신들 괴롭힐 생각도 없다고 했고요.” “근데 당신들이 이런 치졸한 수작 부리면. 그땐 남편분 진짜 큰일 나는 거예요.” 여자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다신 안 그럴게요. 사진도 지금 바로 다 지울게요.” 석유는 휴대폰을 돌려줬다. “제가 보는 앞에서 지워요.” 여자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받아들었고 급하게 사진들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석유는 말없이 지켜봤다. 휴지통까지 완전히 비우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더 말하지 않았다. 여자는 사진을 깨끗하게 다 지운 뒤 휴대폰을 먼저 내밀었다. “전부 삭제했어요.” 석유는 다시 한번 확인한 뒤 휴대폰을 돌려줬다. “내려요.” 욕을 먹고도 여자는 감히 대꾸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정선리 씨.” 석유가 갑자기 여자를 불렀다. “네?” 여자는 겁먹은 얼굴로 돌아보자 석유는 차갑게 말했다. “남 말 들을 땐 머리 좀 굴려보고 따라 하세요. 괜히 남편까지 망치지 말고요.” “어차피 당신한테 그런 아이디어 준 사람은 아무 책임도 안 져요.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건 결국 본인이니까요.” 여자는 얼굴이 다시 하얗게 질리더니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알면 됐어요.” 석유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운 데다가 은근한 경고까지 담겨 있었다. 여자는 차 안 분위기에 짓눌린 듯 급히 문을 열고 도망치듯 내려갔다. ... 다음 날 아침, 희유는 일찍부터 석유 집 문을 두드렸다. “나 출근하면서 명빈도 잠깐 보고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갈래요?” 석유는 시간을 한번 확인했다. “먼저 가. 난 좀 이따 갈게.” “그래요?” 희유는 웃으며 말했다. “늦게 가면 명빈 씨 더 오래 봐줄 수 있겠네요. 그럼 나 먼저 갈게요.” “조심해서 가.” 희유가 떠난 뒤 석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평소처럼 자기 일을 했다. 그리고 두 시간쯤 지나서야 집을 나섰다. 병원 주차장. 기사가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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