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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3화

윤씨 저택. 명빈은 오전에 퇴원하자마자 바로 부두로 갔다. 입원해 있는 동안 밀려 있던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오후 내내 윤정겸은 계속 전화를 걸어 명빈에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처음에는 짜증 섞인 목소리였다가 나중에는 점점 부드럽고 느긋한 말투로 바뀌었다. [의사가 퇴원하고도 며칠은 더 쉬라고 했잖아. 뼈까지 다쳤는데.] [원래 그렇게 성실한 놈도 아니었으면서. 이번엔 왜 퇴원하자마자 집에도 안 들어오고 일하러 간 거냐?] [너 아니면 안 되는 급한 일이라도 있냐?] 명빈은 낮게 웃었다. “맨날 저보고 유난 떤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제가 안 유난 떠니까 이번엔 또 아버지가 더 난리네요?” 윤정겸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몸이 제일 중요해.] 명빈은 잠시 멈췄다가 여전히 대수롭지 않은 듯 웃었다. “일만 좀 마무리하고 들어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몸 상태는 제가 더 잘 알아요.” [빨리 들어와.] 윤정겸이 다시 한번 당부하자 명빈은 결국 투덜거렸다. “아버지.” “진짜 나이 드실수록 잔소리 심해지시네요.” 하지만 윤정겸은 화내지 않고 그저 조용히 한숨만 내쉬었다. [그래. 이제는 너희만 무사하면 됐어.] 그 대답에 명빈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저녁 무렵. 이번에는 명우가 직접 차를 몰고 명빈을 데리러 왔다. 한참 기다린 뒤에야 회의실에서 나온 명빈이 모습을 드러냈다. 명우는 피곤이 묻어나는 동생 얼굴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왜 이렇게 무리해?” 조금 전 명빈의 비서가 명우에게 몰래 하소연했었다. 명빈이 회사 오자마자 회의를 몇 개씩 연달아 잡았고, 쉬지도 않고 계속 일만 하고 있다고. 퇴원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무리한다는 얘기였다. 이에 명빈은 어깨를 으쓱했다. “병원에 누워 있으니까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오히려 바쁜 게 낫다는 걸 새삼 느꼈죠.” 명우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명빈을 한번 바라봤다. “아버지가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명빈은 코웃음을 쳤다. “진짜 아버지도 참.” 명우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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