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29화
희유는 명우와 백하가 사람들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봤다.
열려 있는 차창 사이로 사람들 속에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왔다.
“이 길 공사할 때 우리 남편도 같이 일했어!”
“이 길은 사실상 우리 남편이 만든 거나 다름없다고!”
“당신들이 이 길 지나가는 것도 다 우리 남편 덕인 줄 알아야지!”
“근데 지금 당신들 때문에 우리 남편이 잡혀갔어!”
“양심에 안 찔려? 밤에 악몽도 안 꿔?”
“우리 남편 안 풀어주면 앞으로 이 길 못 지나가게 할 거야!”
“앞으로 우리 매일 여기 와서 막을 거니까!”
...
희유는 듣다 미간을 찌푸렸다.
대체 무슨 같잖은 논리인가 싶었다.
그런데도 저 여자는 너무도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백하가 앞으로 나가 따지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말재주가 좋아도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혼자가 아니라 한 무리였다.
길이 막힌 고고학팀 사람들도 모두 초조해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언쟁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때, 고고학팀 사람들 사이에서 겨자색 패딩을 입은 여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남편 잡은 건 진희유 씨인데 왜 우리를 붙잡고 난리예요? 진희유 씨를 찾아가요!”
“이건 우리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우리까지 못 가게 막는 거예요? 이 추운 날씨에 사람 얼어 죽겠네! 진짜!”
백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고개를 홱 돌려 그 여자를 바라봤다.
여자 이름은 유영선이었고, 경성 박물관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었다.
이곳에 온 사람들 대부분은 자원해서 지원한 경우였지만, 일부는 경력 한 줄 채우려고 온 경우도 있었다.
유영선은 딱 후자였다.
평소에도 식당만 가면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
날씨가 춥다느니, 바람이 너무 세다느니,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느니.
오늘은 아마 이 마을 사람들에게 길이 막혀 밖에 오래 서 있게 되자, 추위 때문에 쌓여 있던 짜증이 한꺼번에 터진 모양이었다.
결국 희유 이름까지 그대로 내뱉어버렸다.
주변 사람들 표정도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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