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96화
파티장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해졌다.
임순청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당혹감과 수치심이 뒤섞인 표정으로 희현을 돌아보며 큰소리쳤다.
“당장 부사장님께 사과드리지 못해?”
방에 들어올 때만 해도 자신감과 여유가 넘치던 희현은 이제 완전히 기세를 잃었다.
아무리 똑똑하고 사교성이 좋아도 아직 사회 초년생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도, 이런 굴욕도 처음이었다.
결국 희현은 눈물을 터뜨리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부사장님.”
“정말 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다 제 잘못이에요.”
엄계훈이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젊은 사람이 왜 거짓말을 하죠? 말도 애매하게 해서 사람들을 일부러 오해하게 했잖아요.”
“평소 제가 하 부사장과 일을 해봐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까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오해할 뻔했네요.”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한숨을 쉬었고, 누군가는 미간을 찌푸렸다.
모두 희현을 향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명문가에서 자라 능력도 있고 식견도 갖춘 아가씨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보니 남들 앞에 내놓기도 민망한 잔꾀나 부리는 사람이었다.
평소 리키 미디어와 친분이 있던 장수학은 말없이 냉소만 지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장수학만큼은 희현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도 자기 딸과 어울릴 때마다 사람 많은 자리에서는 꼭 잔머리를 썼다.
몇 마디 말만으로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가고, 자신은 돋보이게 만들면서 다른 사람은 곤란하게 만드는 식이었다.
그동안은 누구도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았기에 희현은 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됐으니 스스로 영리하다고 착각했다.
하지만 오늘의 상대는 명빈이었고 그런 잔꾀를 절대 봐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희현은 훌쩍이며 계속 석유에게 사과했다.
그 모습을 보던 명빈은 노골적으로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계속 울고만 있으니까 마치 우리가 괴롭힌 사람들처럼 보이네요.”
“이런 식으로 불쌍한 척하는 건 평소에도 자주 쓰던 방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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