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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0화

명빈은 느긋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희현이 스스로 귀엽다고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바라보던 명빈의 눈빛에 순간 짙은 혐오감이 스쳤다. 명빈은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상대방한테 책임질 필요 없다고 전해주세요. 괜히 실랑이하지 말고 바로 출발하세요.” 곧바로 차에서 내린 운전기사가 희현에게 명빈의 뜻을 전하자 여자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운전기사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뒤 곧장 명빈의 차 쪽으로 걸어왔다. 운전기사는 명빈을 방해하게 둘 수 없어 곧바로 희현 앞을 가로막았다. “아가씨, 하실 말씀 있으시면 저한테 하시면 돼요.” 희현도 더 이상 모르는 척하지 않았다. “명빈 사장님 차 안에 계시죠? 사장님을 만나야겠어요.” “사장님은 만나지 않으실 겁니다.” 운전기사는 사람을 많이 겪어 본 사람이었다. 이쯤 되니 상황을 다 이해했다. 이 여자가 명빈의 옛 연인이거나, 아니면 일부러 이런 방식으로 명빈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었다. 첫 번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명빈은 지난 2년 동안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없었고 사생활도 매우 깨끗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두 번째뿐이었다. 희현은 여전히 공손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운전하다가 부주의했던 게 맞아요. 제 잘못이니까 사장님께 제가 정말 반성하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한 번만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 운전기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표정도 차가웠다. “사장님은 바쁘세요.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하셨으니까 그냥 돌아가세요.” 희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 사장님이랑 잠깐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말을 마치고 다시 차 쪽으로 걸어갔다. 이에 운전기사도 더는 봐주지 않고 희현을 강하게 막아 세우며 말했다. “비켜 주세요. 저희도 다음 일정이 있어서요.” 운전기사는 그대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고 차는 곧바로 출발했다. 희현은 길가에 서서 빠르게 멀어지는 차를 바라봤지만, 예쁜 얼굴에는 민망함도, 실망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어딘가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희현은 몸을 돌려 자기 차로 향했다. ...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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