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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7화

표치훈은 머쓱하게 웃었다. “이러실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강 선생님은 저희 집에 그림을 그리러 오신 손님인데, 손님한테 배달 음식을 먹게 하면 제 체면이 뭐가 되겠어요?” 주아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 “그럴 일은 없어요. 저희가 괜히 사장님께 번거로움을 드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그래요.” 표치훈은 바닥에 놓인 배달 음식 포장 용기를 한번 훑어보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 밖으로 나갔다. 1층으로 내려온 표치훈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누가 배달 음식을 위로 올려보냈죠?” 조금 젊어 보이는 도우미 한 명이 벌벌 떨며 앞으로 나왔다. “저... 저요. 배달 기사님이 강 선생님이 주문하신 거라고 하셔서요.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건 줄 알고 그냥 위로 안내했어요.” “멍청하기 짝이 없네요.” 표치훈은 도우미를 노려봤다. “당장 나가서 일이나 하세요. 내 눈앞에 얼씬도 하지 말고요.” 도우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황급히 뒷마당으로 향했고, 식당에 차려진 음식과 술상을 바라보던 표치훈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 오후 4시, 그림이 완성되자 주아와 석유는 인사를 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 계획이 모두 틀어진 표치훈은 오전의 친절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주아에게 그림값 400만 원을 송금한 뒤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역시 강 선생님은 전문가시네요. 아라도 분명 이 그림을 아주 좋아할 거예요. 다음에 또 필요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주아도 더 이상 예의를 차릴 생각은 없었는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 “조심히 가세요. 배웅은 안 할게요.” 주아와 석유는 함께 밖으로 나왔다. 차를 타고 별장 단지를 벗어나자 주아는 그제야 길게 숨을 내쉬고는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정말 큰 도움받았어요. 꼭 제대로 감사 인사하고 싶어요.” 석유는 운전에 집중한 채 앞만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 “괜찮아요. 본부장님과는 오래된 동료이자 친한 사이니까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주아는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이제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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