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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2화

윤정겸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말했다. “올해는 다 모였구나. 다들 설 쇠러 돌아왔네.” 명경은 고개를 들어 문가에 서 있는 명빈을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명빈이한테 물어보세요.” 윤정겸은 홱 뒤를 돌아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거기 서서 뭐 해? 문짝에 뭐라도 붙여 놨냐?” 조금 전까지는 활짝 웃다가 자기만 보자마자 태도가 확 바뀌자 명빈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제가 다들 설 쇠러 오라고 불러서 아버지 기분 좋게 해드렸는데, 오히려 저만 혼나네요.” “요즘은 착한 아들 노릇하기도 힘든 것 같아요.” 윤정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네 속셈 내가 모를 줄 알아? 됐으니까 애들은 집에 왔으니 너도 얼른 가. 지금 출발하면 그래도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겠네.” 명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명경 일행을 향해 말했다. “아버지는 부탁할게요. 그럼 나도 설 쇠러 가볼 테니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명경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네 결혼식에서 네가 따라주는 술은 꼭 마실 거야.” 명빈은 태연하게 웃었다. “언젠가는 마시게 될 거예요.” 명경이 손을 들어 올리자 두 사람의 손바닥이 힘 있게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명빈은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 뒤 몸을 돌렸고 발걸음에는 이미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 ... 성주. 석유는 점심 무렵 집에 도착했고 예상과 달리 집 안은 제법 북적거렸다. 낯선 여자가 주방에서 도우미들에게 요리를 지시하고 있었다. 은회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화장은 단정하고 세련됐다. 나이는 서른다섯 정도로 보였으며, 유능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석유를 발견한 여자는 잠시 놀랐다가 곧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석유 씨죠?” 그러면서 손을 내밀었다. “처음 뵐게요. 저는 우지윤이라고 해요.” 석유는 악수하지 않고 담담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그때 위층에서 하호훈이 내려왔다. 하호훈 역시 의외라는 표정으로 석유를 바라봤다. “난 내일 오는 줄 알았는데...” 석유는 별다른 표정 없이 말했다. “괜찮아요. 두 분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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