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60화
백나라는 황급히 해명했다.
“가짜는 아니야. 조리스는 정말 귀족 출신 후계자야. 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어.”
“나와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 집안의 지원까지 포기했고, 가진 재산도 전부 동결됐어.”
“아...”
도숙연은 그제야 안도한 듯했다.
석유는 그저 입꼬리를 살짝 올렸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이내 담담하게 말했다.
“그만 울어요. 호텔까지 데려다줄게요.”
백나라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해져 있었기에 결국 석유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헤어지기 전, 도숙연은 죄책감 어린 얼굴로 말했다.
“설리가 철이 없어서 그래. 내가 단단히 혼낼게. 난 절대로 설리와 조리스가 만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
백나라는 창백하고 잿빛으로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석유의 차에 올라탔다.
가는 내내 백나라는 넋이 나간 채 차창 밖만 바라봤다.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듯했다.
며칠 동안 백나라가 묵고 있던 호텔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려던 백나라는 고개를 돌려 석유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석유야, 명빈 씨는 왜 레이긴호텔에 간 거야?”
석유는 잠시 침묵하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저께 제 친구가 성주에 놀러 왔어요. 돌아갈 때 호텔에 물건을 두고 가서 명빈 씨한테 대신 찾아와 달라고 한 거고요.”
백나라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왜 아까는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석유는 차가운 눈으로 백나라를 바라봤다.
“말했으면 엄마가 조리스 씨와 설리가 호텔 방에 함께 있는 걸 직접 볼 수 있었겠어요?”
“직접 보지 않았다면 누가 말해 줘도 엄마는 조리스 씨를 감싸려고 백 가지 이유를 만들어 냈을 거예요.”
백나라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차창 밖의 차갑고 스산한 겨울밤을 바라보던 석유의 목소리 역시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이 세상에 사랑이 있을지는 몰라도, 절대 엄마한테 찾아오지는 않을 거예요.”
“외할머니가 매달 남겨 주는 유산으로 남은 인생 의식주 걱정 없이 사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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