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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6화

명빈은 석유의 뒤로 걸어와 두 손을 의자에 얹었다. 몸을 살짝 숙인 자세에서는 석유를 감싸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곧 명빈은 웃으며 승일에게 물었다. “인사하러 왔어? 아까 누가 전 여자친구라고 하는 것 같던데, 누가 누구의 전 여자친구인거야?” 주변이 잠시 조용해졌고 승일은 몹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오해예요.” 명빈의 차갑고 오만한 눈빛이 주효에게 향했다. 그러나 승일의 결혼식이라는 걸 생각해 화를 내지는 않고 그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오늘 누가 결혼하는 건지는 모르셔서 이런 발언을 서슴없이 하시는 건가요?” 명빈은 웃으며 말했지만 그 기세는 사람의 심장을 떨리게 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주효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 저는 그냥 대신 물어보려고 했어요.” “누구 대신 물어보는데요?” 명빈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당신이 뭔데 제 여자친구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거죠?” 말투는 날카로웠지만 이조차도 오씨 집안 체면을 봐서 참고 있는 것이었다. 주효는 욕을 먹어 수치스럽고 두려웠다. 막 다시 자신을 변명하려던 순간, 승일이 자신을 차갑게 훑어보는 것이 보였다. 꽤 차갑고 날 선 기색이 담긴 눈빛에 들러리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승일은 명빈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술잔을 가득 채우며 말했다. “제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어요. 벌주 한잔할게요. 명빈 형, 화내지 마요.” 아연도 승일이 명빈에게 이토록 예의를 차리는 것을 보고 황급히 말했다. “제가 잘못했어요. 석유 씨를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네요.” “아연 씨와는 상관없어요.” 명빈은 입꼬리를 올려 웃더니 승일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은 우리 승일이 결혼하는 좋은 날이잖아요. 나랑 석유 씨는 두 사람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오래도록 이어 가길 바랄게요.” 석유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은 평소처럼 차분했고 온화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결혼 축하해요.” 그러자 승일의 표정도 한결 편안해졌는지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는 명빈 형과 석유 씨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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