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12화
본사에서는 곧바로 명빈이 맡고 있던 몇몇 계열사의 관리 권한을 박탈했다.
석유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명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번이나 전화를 건 끝에야 명빈이 전화받았다.
[석유 씨.]
“시간 있어요? 만나서 이야기해요.”
명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층 가라앉아 있었다.
[지금 임씨그룹 본사에 있어요.]
“알겠어요. 제가 갈게요.”
두 사람은 임씨그룹 본사 맞은편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석유가 먼저 도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빈이 들어왔다.
평소처럼 스윗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오늘은 어딘가 억지로 웃는 것처럼 보였다.
“보고 싶었어요? 요즘 너무 바빠서 계속 항만에만 있었어요. 시내에도 못 들어왔고요.”
석유는 담담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봤다.
“그건 설명 안 해도 돼요.”
잠시 침묵한 뒤 석유가 물었다.
“F국 고객 정보 유출은 어떻게 된 일이에요?”
명빈은 맞은편 소파에 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석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거죠?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명빈이 천천히 고개를 들고는 길게 뻗은 눈꼬리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내가 어떻게 말해요?”
남자는 석유를 똑바로 바라봤다.
“난 석유 씨 집에서 전화하다가 고객 정보를 유출 당했어요. 그러면 범인이 누구겠어요?”
“난 석유 씨가 이 일을 몰랐다는 걸 믿어요. 하지만 내가 이걸 말하면 석유 씨는 아버지한테 따져 물을 거고, 결국 부녀 사이만 더 멀어질 뿐이잖아요.”
“그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석유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도 우리 아버지가 관련된 일이라면 나한테 말했어야죠.”
명빈은 대답하지 않고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려다 다시 내려놓았다.
그 작은 동작만 봐도 얼마나 초조한지 알 수 있었다.
곧 석유는 차갑게 말했다.
“말해 봐요.”
명빈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석유를 똑바로 바라봤다.
“좋아요. 그럼 내가 하나 물을게요. 권명숙 할머니 가족은 지금 어디 있어요?”
“뭐라고요?”
석유가 멍하니 되묻자 명빈은 입꼬리를 희미하게 올렸다.
“권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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