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46화
석유는 확실히 방금의 대화를 모두 들은 듯했다.
차갑고 서늘한 눈빛으로 명빈과 희현을 차례로 본 뒤, 윤정겸을 향해 말했다.
“아저씨, 울타리도 거의 다 했으니까 저는 먼저 가볼게요.”
말을 마친 석유는 윤정겸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빠르게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자 윤정겸은 급히 뒤를 쫓아갔다.
“석유야, 저 녀석 말은 신경 쓰지 마라. 다 홧김에 하는 소리야.”
명빈은 두 사람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봤고, 얼굴은 금방이라도 돌이 될 듯 엄청 굳어있었다.
잠시 뒤, 윤정겸이 밖에서 돌아오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가! 둘 다 당장 나가!”
명빈은 아무 말없이 몸을 돌려 걸어 나갔다.
희현은 여전히 윤정겸에게 드릴 선물을 들고 있었기에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저씨, 이건 아저씨 드리려고 준비한 선물이에요.”
그러자 윤정겸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필요 없으니 가져가세요.”
희현은 입술을 살짝 깨문 뒤 부드럽게 말했다.
“아저씨께서 왜 저를 이렇게 싫어하시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정말 명빈 사장님과 석유 부사장님 사이를 방해한 적이 없어요.”
“오늘 저희 처음 뵙는 날인데, 괜한 오해를 하게 한 것 같아서 죄송해요.”
“그러면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뵐게요.”
희현은 말을 마친 뒤 준비해 온 선물을 현관 바닥에 내려놓고 몸을 돌렸다.
윤정겸은 여전히 냉담한 목소리였다.
“필요 없다고 했어요. 선물도 들고 같이 나가세요.”
“나한테는 이제 명빈 같은 아들도 없으니 앞으로 다시 만날 일도 없을 거예요.”
희현이 무언가 말하기도 전에 명빈이 다시 걸어 들어왔다.
바닥에 놓인 선물을 집어 들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희현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발걸음을 재촉해 명빈의 뒤를 따라갔다.
차에 올라탄 뒤, 희현은 잔뜩 굳은 명빈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너무 화내지 마세요. 어르신들은 처음 가진 인상을 쉽게 바꾸지 못하시잖아요.”
명빈은 차갑게 웃었다.
“친아들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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