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73화
석유는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누군가 다가오는 줄 알고 명빈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살짝 몸부림쳤다.
“아무도 안 와요. 조금만 더 안고 있게 해줘요.”
명빈은 석유의 가느다란 허리를 의지하듯 끌어안은 채, 여자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석유 씨가 분명 나를 믿고 있다는 건 알아요. 그래도 설명은 해야 할 것 같아요. 7일 밤, 나는 술에 취하지 않았어요.”
“정신이 아주 또렷했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었어요. 다른 사람이 나를 이용해서 뭘 할 기회도 절대 주지 않았고요.”
그때 명빈은 이미 희현의 정체를 어느 정도 의심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
희현은 운전기사에게 명빈을 부축해 위층으로 데려가게 했다.
심지어 운전기사가 명빈의 외투를 벗기려 하자 바로 몸을 돌려 떠났고, 그 뒤로는 단 한 번도 침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은 희현의 목적이 자신에게 있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명빈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조금도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 사실로 인해 명빈은 희현을 조사해야 할 방향을 확실히 정할 수 있었다.
“음.”
석유는 짧게 대답한 뒤,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믿어요. 고작 임희현 씨 정도로 명빈 씨가 일부러 자신을 희생하게 만들진 않겠죠. 그만한 상대는 아니니까요.”
“푸흡.
석유의 대답에 명빈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은 저항할 수 없이 매혹적이었다.
“그 사람들이 정말 잘못 생각한 거예요. 차라리 석유 씨를 설득했어야 했어요. 그랬다면 나는 분명 아무런 저항도 못 했을 거니까요.”
“마지막에 모든 걸 잃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걸 알아도, 기꺼이 석유 씨한테 졌을 거예요.”
석유는 명빈이 얼마나 능글맞고 말솜씨가 좋은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마음 깊은 곳의 어느 한구석은 자신도 모르게 흔들렸다.
아주 조그마한 떨림이 가슴속에 오래도록 퍼졌다.
석유의 몸은 서서히 부드러워졌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팔을 뻗어 명빈을 끌어안았다.
곧 명빈은 고개를 돌려 석유의 뺨에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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