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96화
[11월 6일, 흐림.
세 번째로 그 남자를 만났다.
오늘은 정장을 입고 왔는데, 왠지 더 멋있어 보였다.
지금도 서점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
이상하게도 나는 자꾸만 바닥에 드리운 그 남자의 그림자를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그려야 할 캐릭터 디자인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자서였을까?
결국 잠깐 잠이 들었던 것 같아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창가를 바라봤는데 언제 갔는지 그 남자는 이미 떠난 뒤였다.]
[11월 9일, 밤.
오늘 밤에는 지하와 우안이 놀러 왔다.
우리는 창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밖에서 그 남자를 본 것 같았다.
급히 문밖으로 나가 봤지만 이미 보이지 않았다.
정말 그 남자였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신경 쓰고 있는 걸까?
겨우 몇 번 마주쳤을 뿐이었다.
이름도 모르고 게다가 여자친구도 있는 사람인데...]
글 아래에는 턱을 괸 작은 여자아이가 그려져 있었고 잔뜩 고민에 빠진 표정이었다.
[11월 16일, 흐림.
드디어 그 남자가 또 왔다.
밖에서 타르트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데, 곁눈질로 보니 남자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못 본 척해야 했는데 나는 그런 걸 너무 못 참는 편이다.
결국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바라보고 말았다.
그 사람은 조금 놀란 것 같더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날 같이 있던 여자가 여자친구라고 직접 말한 적은 없었다.
정말 여자친구가 있다면 왜 주말마다 혼자 서점에 와서 책을 읽는 걸까?
그 사람이 돌아갈 때 결국 참지 못했다.
그래서 회원카드를 만들어 주겠다는 핑계를 대며 이름이라도 알고 싶었는데 거절당했다.
마음이 너무 허전했다.
그리고 나는 지하에게 그 사람은 절대 좋아하지 말라고 말했다.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니까.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괜한 마음을 품지 말라고 말이다.]
[11월 22일, 맑음.
좋아하면 안 된다고 계속 다짐했는데도 보면 자꾸만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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