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00화
하린은 이제야 모든 자초지종을 이해했다.
두 사람은 이순철의 양옆에서 남자를 부축하며 별장 안으로 걸어갔다.
계단을 오를 때 김하운은 이순철의 팔을 받쳐 드리면서도 일부러 고개를 돌려 하린에게 말했다.
“하린 씨, 조심하세요.”
그 말에 하린의 심장이 쿵 하고 뛰었다.
이에 하린은 분홍빛 입술을 살짝 다문 채 조용히 대답했다.
“네.”
분명 이미 여러 번 만나 익숙한 사이였는데, 김하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또 낯선 느낌이 들었다.
괜스레 긴장됐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순철은 손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김군호가 직접 마중을 나오며 시원시원하게 웃었다.
“며칠 뒤에 내가 하운이를 데리고 찾아가기로 했는데, 왜 이렇게 눈 오는 날 굳이 온 거야? 오히려 우리가 예의를 못 지킨 것 같잖아.”
하린은 김군호가 ‘하운이'라고 부르는 걸 듣고 웃음이 나올 뻔했다.
무심코 고개를 살짝 돌려 김하운을 바라봤는데, 공교롭게도 남자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붉어진 하린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이순철이 웃으며 말했다.
“저녁 무렵 눈이 오려는데 한잔하지 않겠냐는 말도 있잖아. 집에서 혼자 있는 것보다 이런 분위기가 더 좋지 않겠어?”
김군호는 호탕하게 웃더니 시선을 하린에게 옮겼고 인자한 눈빛이 금세 환하게 빛났다.
“이 아가씨가 자네 손녀 이하린인가?”
“내 손녀야.”
이순철은 자랑스럽게 하린의 손목을 잡자 여자는 얌전히 인사했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그래, 그래.”
김군호는 기쁜 얼굴로 대답한 뒤 농담을 던졌다.
“이순철이 평생 허풍을 떨며 살았는데, 너를 칭찬한 건 몇 안 되는 진심이구나.”
하린은 수줍게 웃었다.
“감사드려요, 할아버지.”
몇 사람은 함께 거실로 향했고 김하운이 말했다.
“이순철 어르신과 하린 씨는 먼저 앉아 계세요. 차는 제가 준비할게요.”
“그래, 다녀와.”
김군호가 손을 가볍게 들어 보였고 이순철은 하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도 가서 하운이를 좀 도와줘.”
하린은 잠시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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