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06화
명경의 차갑고 준수한 얼굴에는 약간의 예의와 짙은 거리감이 묻어 있었다.
“어르신이 기억해 주시니 저야 영광이죠.”
“명 사장님이 와주시는 덕분에 저희 민씨 집안이 빛나는 거죠. 어서 들어오세요.”
명경이 거느린 사업체와 민씨 집안은 사업상 거래가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몇 마디 인사를 주고받았고, 민용훈은 직접 명경을 이끌고 후원으로 가서 손경애에게 인사를 올리게 했다.
손경애는 별도의 안채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다.
앞쪽에서 나와 정원을 하나 가로지르면 손경애가 묵는 곳이 나왔다.
오늘 손님은 많았지만 후원까지 들어가 손경애에게 직접 축사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민용훈이 직접 길을 안내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었다.
손경애의 안채는 예전의 구조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정면에는 다섯 칸짜리 본채가 있었고 양옆에는 별채가 딸려 있었다.
거실에는 온통 자단목 가구가 놓여 있었는데, 거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자단목 탁자가 눈에 들어왔고, 그 위에는 동쪽에 화병, 서쪽에 거울이 놓여 있었다.
앞쪽에는 팔선탁 하나가 놓여 있었고 좌우로 둥근 등받이 의자가 하나씩 자리했다.
그리고 한가운데에는 눈에 띄는 ‘수’ 자가 걸려 있었다.
이 ‘수’ 자에도 특별한 내력이 있었는데 과거 유명한 서예가 채상의 친필이었다.
오늘은 손경애의 생일인 만큼 거실 안은 온통 축하하는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다.
양쪽 병풍도 복, 기쁨과 장수를 상징하는 길상 문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때 손경애는 상석에 앉아 있었고, 곁에는 귀부인들이 서 있거나 앉아 있었다.
모두 저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손경애의 기분을 맞춰주고 있었다.
민용훈이 문 안으로 들어서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명경 사장님 오셨어요.”
거실 안이 순간 조용해졌다.
손경애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다가 명경을 발견하자 얼굴에 더욱 인자한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에메랄드 팔찌를 찬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어서 와. 정말 오랫동안 못 봤네. 이리 와서 얼굴 좀 보자.”
명경과 손경애 사이에는 인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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