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1화
소희가 얼굴색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탄식했다.
"확실히 나의 잘못이긴 하지. 나만 아니었으면 너와 노명성은 진작에 아이를 낳았겠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성연희가 노명성과 헤어졌다고 한 건 거짓말이었다. 소희와 함께 떠나고 싶어서.
소희 때문에 그들은 결혼식을 취소했고, 지금까지도 거행하지 않았다.
"왜 또 그 얘길 꺼내?"
성연희가 시큰둥하게 소희를 흘겨보았다.
그러면서 요요를 안고 다가가 소희의 곁에 털썩 주저앉았다. 표정이 왠지 복잡해 보였다.
"소희야, 그냥 솔직히 말할게. 나와 노명성 사이에 정말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소희가 바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무슨 뜻이야? 설마 또 회사 연예인이 그를 꼬시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어?"
"아니! 아마 너무 오래 함께 있어서 이젠 상대방을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소희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상대방을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안전감이 없이."
성연희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사람 마음이라는게 항상 변하잖아!"
성연희의 말에 소희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사람 마음이 변한다라......
그녀보다 이 말에 더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희가 성연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다 헤어지더라도 너희 둘은 헤어져서는 안 돼."
"감정에 있어서 누가 그렇게 확신할 수 있겠어."
성연희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너희가 헤어지면 난 죄인이 될 거야."
"그렇게 무슨 잘못이든 전부 다 네 자신한테 돌리려 하지마."
성연희가 소희의 어깨를 감싸며 말을 이어갔다.
"어차피 변할 사랑이라면 결혼해도 소용이 없어. 더 번거로울 수도 있고. 그러니까 이 얘기는 그만하고, 날씨도 좋은데 우리 요요를 데리고 놀러 가자!"
"나 사부님 뵈러 가고 싶어."
소희는 돌아온 지 며칠이 되었지만 한 번도 사부님을 보러 가지 못했다. 갔다가 욕만 먹을까 봐 두려워서. 그런데 마침 오늘 성연희도 있으니, 함께 사부님의 화에 마주하면 딱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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