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1화
이정남은 여전히 해맑게 웃기를 좋아했다.
"네가 이 감독님의 제작팀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어. 앞으로 우리 또 같이 일할 수 있게 되었네."
소희가 웃으며 말했다.
"전에 몸을 담그고 있던 제작팀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면서요? 만약 저 때문에 건너오신 거라면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 작품은 거의 끝나가고 있어. 남은 일은 조수에게 맡겨도 되는 거라 아무런 지장도 없어."
말하고 있던 이정남이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듣자니 이현도 이 작품에 참여한다던데, 만났어?"
"네, 아침 일찍 만났어요."
소희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돌아 서서 뒤에 있는 이정남을 바라보며 눈썹을 올렸다.
"정남 씨 설마 제가 피해를 볼까 봐 이렇게 급하게 달려온 건 아니겠죠?"
지위로 말할 것 같으면 이현은 이번 작품의 여주로 그야말로 모두들이 받들어 존중해야 하는 존재이다, 직접 나설 필요도 없이 패션 디자이너를 괴롭힐 수 있을 만큼. 그러니 단지 아랫사람들에게 몇 마디만 하면 소희는 전체 제작진에게 배척당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현은 임구택의 현 여자친구로 전 여자친구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는 건 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이정남은 속마음이 소희한테 걸렸지만,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거 아니야. 난 단지 너와 함께 일했던 날들이 그리워서 와 본 것일 뿐이야. 너 설마 내가 그립지도 않았어?"
소희가 가볍게 웃었다.
"만약 정말 제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되시는 거면 너는 어서 돌아가요. 전 그렇게 연약하지 않으니까."
"정말 아니라니까!"
이정남이 억지 주장을 견지했다.
이에 소희는 입꼬리만 가볍게 올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그와 다투고 싶지도 않았다.
이정남이 손을 들어 시간을 한 번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곧 있으면 점심 시간인데, 우리 밥 먹으러나 갈까? 네가 사줘, 날 반겨주는 셈 치고."
"그래요, 뭘 드시고 싶으세요?"
"이 근처에 레스토랑이 있는데 스테이크가 괜찮거든. 거기 가자!"
"그럼 어서 안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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