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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

마치 살기가 가득한 악마가 갑자기 치유된 것처럼 손에 든 차가운 비수를 내려놓고 마음이 따뜻한 신이 된 느낌이었다.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부시혁을 보고 서로 몇 번 눈을 마주치더니 동시에 한숨을 돌렸다. 한숨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방금 회의할 때 한 사람이 기획을 잘못해서 하마터면 몇백억의 손해를 볼뻔했다. 그걸 발견한 부시혁은 갑자기 발끈하면서 기획을 잘못한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며 아무 상관 없는 옆 사람까지 욕을 먹었다. 그래서 회의실의 분위기는 살벌했고 다들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부시혁이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핸드폰이 울리더니 핸드폰을 확인한 부시혁은 음침하고 차가웠던 얼굴이 갑자기 부드럽고 따뜻하게 바뀌었다. 부시혁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였다. 바로 그의 전처이자 지금의 여자친구인 윤슬이었다. 그래서 이 순간 다들 윤슬이 문자를 보내서 그들을 사려준 거에 대해 감지덕지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떤 고통을 겪어야 할지.' 다들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하나 같이 윤슬을 고마워했다. 부시혁은 다른 사람의 표정을 신경을 쓸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는 의자에 기대고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좋아하면 됐어. 네가 안 좋아할까 봐 걱정했거든.] 그러자 윤슬은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좋아해요. 당신은요? 이렇게 일찍 출근했는데 아침을 먹었어요?] 부시혁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먹었어.] 윤슬은 아침을 한입 먹었다. [먹었으면 됐어요? 지금 바빠요?] 부시혁은 눈을 들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한번 훑어보았다. 그 눈빛에 원래 마음 놓고 앉아 있던 사람들은 또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설마 또 욕하려는 건 아니겠지? 윤슬 씨도 대표님의 분노를 달래지 못하는 건가?' 다들 안절부절못할 때 부시혁은 다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였다. [회의 중이야. 이 고위층 사람들이 참 속을 썩이네.] 다들 너무 잘 먹고 잘살아서 업무에 대하는 태도가 나태해졌다. 이렇게 큰 문제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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