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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장

나는 오빠에게 전화해 하지훈의 회사에 들어가게 되어 회사 근처에 방을 구해서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빠는 놀라며 왜 또 하지훈 옆으로 돌아가려 하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대충 얼버무렸다. “하지훈이 월급도 많이 주고 일도 편해. 몇 년만 일해서 돈을 좀 모으려는 거야.” 오빠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며 돈 4백만 원을 보내주었다. 나는 받지 않고 아직 돈이 있다고 답장을 보냈다. 오빠는 발도 완전히 낫지 않았고 지금은 여자 친구도 생겨 돈 쓸 일도 많을 테니 오빠 돈을 받을 수는 없었다. 나는 예전에 살던 그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제는 그 별장이 완전히 하지훈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집을 구할 시간도 없어서 나는 짐을 챙겨 바로 하지훈의 회사 로비로 가 프런트에 잠시 맡겨 두려 했다. 달동네에서 사는 사람들은 매일 생계를 위해 바쁘게 살아가느라 연예나 경제 뉴스에 관심이 없을 테니 나와 하지훈에 대해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이곳 시내는 달랐다. 하지훈이 워낙 유명해져서인지 거의 모든 사람이 나를 알아보고 나와 하지훈 사이의 일도 알고 있었다. 회사를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은 나를 곁눈질하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여자는 또 왜 왔대?” “그러게요. 저기 봐봐요. 캐리어까지 끌고 왔잖아요. 밖에서 먹고 살기 힘드니까 또 우리 대표님한테 매달리려는 것 같아요.” “참 뻔뻔해. 아주 딱 달라붙어서 떨어질 생각도 안 하네.” “자존심도 없나 봐요. 전에는 재벌가 딸이라고 거들먹거리더니 내가 저 여자였으면 차라리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전 남편을 찾아오지는 않았을 거예요.” 역시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다. 그들은 하지훈이 나를 얼마나 미치게 만들고 괴롭혔는지는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다.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내 짐을 보더니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다 짐을 두시면 안 됩니다. 회사 이미지를 해칩니다.” “책상 밑에라도 잠시 놔둬 주세요. 오늘 안으로 가져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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