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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강도윤은 ‘민세희’의 이름으로 자선 재단을 설립했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는 민성 그룹이 과거 벌였던 더러운 사업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모든 과정은 철저히 민세희를 위한 일이었다. 절차는 순조로웠다. 그러나 그는 필요 이상으로 자금과 노력을 투입하며 거의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오점을 지우려 했다. 모든 자금 흐름을 직접 검토했고 민성 그룹의 과거와 얽힌 장부들을 마치 자학이라도 하듯 꼼꼼하게 들여다보았다. 그 복잡한 정리 과정에서 10년 전의 낡은 장부 한 권이 그의 눈길을 붙들었다. 장부에는 작은 규모의 자금 흐름이 기록되어 있었지만 수취인은 불분명했고 담당자 서명도 서둘러 긁적거린 흔적이었다. 큰 비자금 장부 속에서는 그저 미미한 이상에 불과했지만 강도윤은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는 즉시 부하를 불러 장부의 내력을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특히 당시 담당자를 반드시 찾아내라고 강조했다. 며칠 뒤 부하가 가져온 보고는 허탈했다. 장부의 담당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관련 기록 역시 의도적으로 지워진 흔적뿐이라 단서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분명 수상쩍었지만 실마리는 정확히 그 지점에서 끊겨 있었다. 마치 오래전의 사소한 실수인 척 교묘하게 묻힌 것처럼. 그러나 며칠 뒤, 그가 거의 잊고 있었던 사람이 느닷없이 연락해 왔다. 민소정이었다. 전화기 너머 그녀의 목소리는 기괴한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강도윤 씨, 요즘 단명한 아내 명복 빌러 다니느라 바쁘다면서요? 민씨 가문 비자금 장부들 세탁하다가 뭐 재미있는 거라도 찾았나 보죠?” 강도윤은 휴대폰을 쥔 손가락에 힘을 줬다. “네가 뭘 알아?” “알고 싶어요? 오늘 밤 10시. 서구 부두 3번 정박지에서 만나요. 꼭 제시간에 와야 할 거예요.”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 강도윤은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깊은 어둠이 깃든 눈빛을 드리웠다. 함정일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지워진 실마리는 가시처럼 그의 마음을 계속 찔러왔다. 그는 답을 얻어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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