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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장

딱히 조직의 규율에도 어긋나지 않으니 그는 시계를 받아들였다. 받는 건 받는 거고 다시 시계를 착용한 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 시계의 몫을 봐서 앞으로의 훈련에서 잘 지켜봐 주지.”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안소희는 서둘러 해명했다. 그녀는 그저 단순한 배상과 감사 인사였다 그런데 왜 챙겨달라는 게 된단 말인가. 진이준은 검고 맑은 두 눈으로 그녀를 흘깃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모습을 본 안소희는 다시 한번 해명했다. 지금의 그녀는 너무 순진해 진이준의 챙겨준다는 말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가 챙겨준다는 뜻은 극한으로 몰아붙인다는 듯이었다. 다른 말로는 아주 처참한 꼴이 될 거란 것이었다. “듣고 있어요?” 안소희는 한참이 지나도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다시 물었다. “들었어.” 조금 조급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진이준은 거짓말을 했다. “널 챙겨주는 거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 앞으로 너희들의 훈련을 책임질 사람은 내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훈련을 하든 난 간섭할 수 없어. 내가 책임지는 건 이번 시험뿐이야.” 만약 지금의 진이준이 이 말 대문에 안소희가 지금의 그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안다면 분명 후회할 것이었다. 아쉽게도 이 세상에는 만약이 없었다. 안소희는 그 말을 듣자 곧바로 한시름을 놓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녀는 눈앞의 사람이 자신들의 교육을 맡아주길 바랐다. 그렇다면 훈련을 하면서 그와 자신의 차이가 뭔지 언제쯤 그를 이길 수 있을지 알 수 있었다. 과거 회상은 여기까지 이어졌다. 현실 속의 안소희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진나준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며 의문 가득한 질문을 남겼다. “그 말은, 당시에 숲속에서 날 가로막고 나중에 날 매점으로 데려간 시험 담당 대장이 대장이었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진이준은 눈썹을 살짝 들썩였다. “…” 몰랐다고 해도 될까? 그녀의 안색을 살핀 진이준은 무심하게 물었다. “나인 줄 몰랐어?” “저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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