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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장

부탁을 끝낸 안소희는 차 키를 가지고 나영재를 데리러 출발했다. 이 차는 지난번 안소희가 우기를 데리러 병원에 갔을 때 나영재에게서 가져온 차였다. 조수석에 놓인 서류들을 한번 보고는 빼먹은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동네를 떠났다. 하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건 동네 밖에서 차에 기대 서 있는 나영우를 보았다. 나영우가 차를 주차한 위치가 마침 안소희가 지나가야 하는 길이었다. 차를 돌려 가려 해도 나갈 수가 없었다. 안소희는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어 나영우에게 차를 옮겨달라고 했다. 나영우가 왜 여기에 왔는지 안소희는 일도 궁금하지 않았고 물어보고도 싶지 않았다. "형수님 제가 일부러 여기서 길 막고 있는 게 아니에요." 나영우가 터벅터벅 걸어오더니 안소희의 창문에 기대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보고 싶다고 저보고 바둑 두게 형수님을 모셔 오라고 했어요." "계속 이야기 지어내세요." 안소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영우의 거짓말을 폭로했다. 나 회장님은 안소희와 나영재가 오늘 이혼하는 걸 알고 있었다. 이혼하는 걸 동의했기에 이혼하는 오늘에 와서 막을 이유가 없었다. 아주 뻔하게 나영우의 말은 거짓이었다. 나영우는 손으로 얼굴을 긁적이더니 입가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 "사실은 우리 엄마 아빠가 형수님이랑 밥 한 끼 하고 싶대요." "그래요?" "그럼요." 나영우는 거짓말을 할 때 늘 진지했다. "혹시 못 믿으시겠으면 제가 지금 부모님한테 전화 걸게요." 안소희는 운전대에 손을 걸치고 말했다. "이혼 시간 끌려고 그러는 거죠?" 나기훈과 나 여사님의 성격에 나영우가 전화를 건다면 무조건 같이 거짓말을 해줄 것이다. 때문에 이 전화는 걸 필요가 없었다. "영우 씨 형님도 동의했는데 왜 막는 거예요?" 안소희는 의문이 들었다. 나영우는 할 말을 잃었다. '이 말에 어떻게 대답하지?' "계속 저 막으시면 조금 있다가 집 안 모든 스포츠카를 제 소유로 한다고 이혼협의서에 한 줄 보탤 거예요." 나영우의 취향을 잘 아는 안소희가 말했다. "영우 씨 형님은 막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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