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3장

안소희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결백하다고?’ 성진영은 마치 그녀의 눈빛을 읽기라도 한 듯 얼굴의 웃음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못 믿으시겠어요?” “순수한 우정일 뿐인데, 그날 전화했을 때 왜 남지현이 감정적인 문제로 상처를 입었다고 했어요?” 안소희는 처음으로 자신의 판단에 의심을 품게 되었다. “게다가 남지현에게 일을 좀 적게 줘라면서, 사비로 모자란 월급을 메꾸겠다고 하고…” 제일 중요한 건 안소희가 남지현의 감정적인 문제를 성진영이 초래한 것인지 물을 때, 성진영은 침묵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진영의 시선은 나영재에게로 향했다. 이럴 때 남지현이 안소희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나영재 가슴에 칼을 꽂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남지현은 현재 짝사랑 중인데 대놓고 안소희에게 사실대로 말한다면 남지현이 성진영을 탓할 게 분명했다. 안소희는 성진영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러더니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왜 이 사람 눈치를 살피는 거죠?” “이 일은 남지현에게 꼭 비밀로 하겠다고 약속해서…” 성진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비록 남지현이 성진영 입에서 정보를 빼내기 위해 한 거짓말이었다고 해도 성진영은 그 말이 거짓인 것 같지 않았다. 남지현은 워낙 냉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어쩔 수 없이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해도 감정적인 문제로 장난치지는 않을 것이다. 안소희는 성진영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사모님께서는 그저 저랑 남지현은 단순한 친형제라는 것만 알면 됩니다.” 성진영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다. “네.” 나영재는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난 것을 보고, 깊은 눈빛으로 항상 자신의 꿈에 나오는 그 얼굴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오늘 밤 일은 어떻게 된 거야?” “그나저나 당신은 왜 거기에 있던 거야?” 안소희가 물었다. 그의 평소에 일하는 스타일로 볼 때, 그는 이런 실수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영재는 입술을 오므렸다. 그는 남지현의 뒷조사를 하다가 남지현이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