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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장

“어쨌든 아주 복잡한 과정이지만 풋풋한 기억이지.” 안연희는 설명을 하며 한 가지를 물었다. “학교 다닐 때, 겪어본 적 없어?” 상식적으로 언니 같은 외모와 성격에 고백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지 않나? 겪어본 적 없을 리가 없었다. 그 말에 안소희는 잠시 회상했다. “없어.” 사실, 없을 리가 없었다. 학교 다닐 땐 모든 시간을 공부에 열중했었고 수업 시간에 배우는 지식 외에도 각종 경기와 시합에 나갔었다. 매일 공부할 책을 들고 학교에 와서는 떠날 때도 자기의 책만 가지고 갔었다. 그 연애편지 같은 것들은 단 한 번도 신경 써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과는 생각 자체가 다른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성숙하고 철이 들었던 그녀는 중학교 이후에 수많은 것들을 스스로 배웠다. 그리하여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몹시 텅 비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했던 사람은 없었어?” 안연희가 묻자, 안소희는 아주 진지한 질문을 했다. “나영재도 포함이 돼? 좋아했었어.” “어떤 마음이었는데?” “여기가, 변해.” 안소희는 자기 심장을 가리켰다. “예전에는 같이 있을 때면 따뜻한 게 흐르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그러다 나중에 허가윤을 위해 나랑 이혼하려고 한다는 마을 들으니까 아팠어.” 그 고통은 묘사 같은 게 아니라 진실로 다가오는 고통이었다. 아프다 못해 질식할 것만 같았다. 안연희와 안재명은 모두 멈칫했다. 안연희는 단박에 안소희를 끌어안았다. 안연희는 이제 깨달았다. 그녀의 언니는 비록 그 풋풋하고 어리숙한 연애를 해 본 적 없지만 사랑은 알았다. 어떤 사람의 사랑은 원래 직설적인 편이었다. 사랑의 형식은 다양하니까 말이다. “나 괜찮아.” 안소희는 이젠 평온해졌다. “이젠 그런 기분 안 느껴.” 그녀는 사랑을 할 줄도 내려놓을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좋아할 땐 전력을 다해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을 때도 전력을 다 해 내려놓았다. 안연희는 그저 그녀를 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재명도 얼굴에 가슴 아픈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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