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8장
안재명은 몹시 정식적인 정장을 입고 있어 진중한 오라를 풍기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잇기만 했는데도 정기준은 압박감을 느꼈다.
이런 압박감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봐왔던 그 어떤 선생님보다도 강했다.
안연희마저도 조금 겁을 먹었다.
분명 평소의 아버지는 비교적 편한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왜 회사에서 회의하려는 것 같은 기세인지 알 수가 없었다.
‘포스가 너무 강한 거 아닌가?’
“미안해요.”
안소희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주변을 둘러봤다.
“오는 길에 차가 막혀서 좀 늦었어요.”
안소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몹시 간결한 차림이었다.
그녀가 나타나자, 룸 안의 모든 사람의 이목이 쏠렸다.
안재명이 겨우 만들어낸 진지한 포스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두 눈에 짙은 의아함과 의구심이 드러났다.
‘소희가 왜 왔지?’
“언니!”
안연희는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긴장하고 있던 정기준도 조금은 긴장이 풀어졌다. 지난번에 만난 뒤로 그는 안소희를 자신의 친누나처럼 여기고 있었다.
“누나.”
“응.”
안소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늦어서 미안.”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룸 안의 분위기는 눈에 띄게 변화했다.
안연희와 정기준은 믿을 구석이라도 생긴 듯 긴장이 완전히 풀려버렸다.
정기준마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분면 지난번에 안소희와 만날 때만 해도 몹시 긴장했었는데 이번에는 안소희를 보자 안재명을 마주할 때 느꼈던 모든 불안과 압박감이 전부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소희야, 너….”
어떻게 왔냐고 물어보려던 안재명은 자신의 다른 딸을 보자 순식간에 깨달았다.
“급하게 오느라, 거리가 좀 있는 데다 차가 좀 막혀서 늦었어요.”
안소희는 안연희에게서 아버지가 자신이 오길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딱히 아는 티를 내지는 않았다.
“주문했어요?”
안재명은 난처한 얼굴로 대답했다.
“응.”
‘어떡하지? 오해하는 건 아니겠지?’
안소희를 부르지 않은 이유는 순전히 자신의 신분으로 안연희의 남자친구를 눌러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지금… 누르기는 실패한 듯했다.
실제로도 그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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