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3장
안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귀에 익은 말이었다.
잠시 후, 진이준은 조금 전 안소희가 막 차에 시동을 거는 것을 보고 무관심한 표정으로 한마디했다.
“스스로 나올래, 아니면 내가 모시러 갈까?”
“잠시 출장을 다녀오려는 거예요.”
안소희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녀의 표정으로 볼때, 전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도망치려는 게 아닙니다.”
“그래?”
“네.”
“못 믿겠어.”
진이준은 이번에는 그녀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안소희는 진이준의 질문을 대비해 일찍이 플랜B 계획을 세웠었다.
“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지금 당장 남 비서에게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외국의 한 협력건으로 저랑 남 비서가 함께 출장을 가야 하거든요. 지금 바로 공항으로 가려는 길입니다.”
진이준은 안소희의 두 손을 슬쩍 쳐다봤다. 그녀의 손에는 아무런 통신장비도 없었고, 심지어 귀에도 이어폰이 꽂혀있지 않았었다.
지금 임시로 계획을 세울 가능성은 없었다.
“캐리어 속에 이번 협력에 관한 계약서와 자료가 들어 있습니다."
안소희는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 다름없었다. 가히 도망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할 수 있었다.
“열어보셔도 좋아요.”
“출장 기간은 얼마나 돼?”
“시기가 일정치 않아서 일이 잘 풀리면 일주일, 안 되면 한 달이요.”
진이준은 안소희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안소희가 틀림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도 진실되게 말하는 것을 보고 그도 오히려 안소희의 속을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도리를 따지면, 안소희는 굳이 도망갈 이유가 없었다. 진이준이 무슨 나쁜 사람도 아니니까 말이다.
“돌아오기 전에 전화 한 통 줘.”
진이준은 안소희를 추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눈동자에는 어두운 빛으로 충만했다.
“공항에 마중 나갈게.”
“네.”
그제서야 안소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이 말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지현이 그녀를 찾아왔다.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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