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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장호건이 목소리를 낮게 깔고 얘기했다. “빨리. 시간 없어요. 이번 일만 지나가면 10억을 줄게요.” 10억. 마취과 의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이를 맞은편 수술실로 데려가는 것만으로 10억을 손에 넣을 수 있다니. “... 지금 장난하시는 거죠?” 장호건은 짜증스레 얘기했다. “장난할 시간 없어요. 얼른 아이를 데려가요. 그러면 바로 돈을 보내줄 테니까. 하지만 이 비밀은 꼭 지켜야 합니다. 들통나면 우리 둘 다 죽음이에요.” 마취과 의사는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그 유혹을 버티지 못하고 아이를 데려갔다. 수술실 밖에서. 차건우가 차준혁을 데리고 달려왔다. 두 사람을 본 하지석과 서혜민이 얼른 다가왔다. “어르신, 차 대표.” 차건우가 침착하게 물었다. “들어간 지 얼마나 됐습니까.” “거의 한 시간 반 정도 된 것 같아요.” 서혜민이 조급해하면서 말했다.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 건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 의사가 걸어오면서 얘기했다. “축하합니다. 어르신. 남자아이예요. 몸무게는 3.3kg입니다.” 남자아이라는 말에 차준혁이 환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들어가 봐도 됩니까?” “당연하죠.” 병실 안에서 하민아는 아이를 안고 미소 짓고 있었다. 차준혁이 들어오는 것을 본 하민아가 얼른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차준혁이 그대로 있으라고 손짓하더니 손주의 얼굴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수고했다.” 하민아는 너무 놀라서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차준혁이 하민아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말투로 얘기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역시나 어르신들에게는 손주를 안겨드리는 게 가장 큰 효도였다. 한참 동안 아이를 보던 차준혁이 차건우에게 얘기했다. “아이 문제는 중요한 문제야. 얼른 가서 피부터 뽑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 차건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민아 아이는 곧 제 아이니까요.” 차준혁이 얘기했다. “널 못 믿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그저 만일을 대비하자는 거야. 얼마 걸리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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