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화
차동연은 깜짝 놀라 허리를 곧게 펴고 습관적으로 꼬치구이를 등 뒤에 숨겼다.
하지만 들어온 사람은 차동연이 아니라 번개였다.
차동연은 그제야 가슴을 두드리며 안심하고 다시 먹기 시작했다.
하지안은 차동연의 반응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머리를 숙이니 번개가 자기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심지어 통통한 몸으로 그녀 앞에 비집고 들어왔다.
하지안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번개는 더 신나게 꼬리를 흔들었다.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을 알아보는 번개를 바라보며 하지안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번개는 한참 하지안의 곁을 맴돌다가 혀를 내밀고 차동연의 앞에 앉아 손에 들고 있는 꼬치구이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차동연은 고사리손으로 번개의 머리를 톡톡 치며 말했다.
“넌 먹으면 안 돼. 아빠 말 잊었어? 너 5킬로만 더 찌면 집에서 내쫓겠다고 하셨잖아.”
번개는 최대한 불쌍하게 짖으며 차동연의 동정심을 유발하려 했지만, 차동연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짖어도 소용없어. 절대 안 줘. 이건 몸에 안 좋은 거라서 더럽고 먹으면 배탈 날 거야.”
하지안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번개가 배탈 날까 봐 걱정하면서 너 자신은 걱정 안 돼?”
차동연은 얼굴이 빨개졌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거짓말이죠. 그리고 전 남자잖아요. 남자는 몸이 튼튼해서 괜찮아요.”
하지안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종이를 들고 차동연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
“얼른 먹어. 다 먹고 그림 그리는 거야.”
진 집사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문밖에 서 있었다.
이때, 갑자기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웠고 머리를 쳐든 진 집사는 깜짝 놀랐다.
“도련님.”
“쉿.”
차건우는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며 문틈으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장난칠 줄 알았던 차동연은 뜻밖에도 얌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하지안은 옆에 앉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언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늘 예민하던 번개도 하지안의 발 옆에 누워 배를 드러낸 채로 자고 있었다.
방 안의 분위기는 너무 따뜻하고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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