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화
하지안이 본능적으로 하재은을 자신의 몸 뒤로 숨겼다.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긴장에 잔뜩 굳어있는 하지안을 본 하민아가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비틀어 웃었다.
“그렇게 긴장할 것 없어. 그냥 인사하려는 거니까.”
그 순간, 순수한 아이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시선을 빼앗았다.
“이모! 재은아!”
차동연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어른스러움을 뽐내던 소년은 온데간데없이, 지금은 설렘과 기쁨으로 설레 보였다.
“오빠! 드디어 왔구나!”
하재은이 고개를 내밀며 눈을 반짝였다.
“생일 축하해, 오빠! 오늘은 오빠가 제일 멋져!!!”
차동연이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대답했다.
“고마워, 재은아… 드레스는 마음에 들어?”
“응응, 완전 좋아!”
아이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차동연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혹시라도 네가 싫어할까 봐 걱정했거든. 아빠는 하얀색이 예쁘다고 하셨는데, 난 분홍색이 네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맞아, 나도 분홍색이 제일 이뻐.”
아이들의 순수한 대화가 이어지자 하민아가 손을 떨며 입술을 잘근거렸다.
손등 위의 핏줄이 도드라졌다.
낯빛은 검게 가라앉기까지 했다.
순간 심장이 욱신거릴 정도의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
하민아는 차건우의 냉혹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배신한 여자를, 거기에 사생아까지 낳은 하지안이라면 분명 무참히 짓밟았을 터였다.
그런데 ‘그’ 차건우가 하지안을 아들의 생일 파티에 부른 것도 모자라 그 아이에게 드레스까지 준비해 주었다.
“왜…?”
하민아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하지안 이년은 왜 자꾸 내 눈앞에 나타나는 거지?’
그녀는 지금 당장 앞으로 달려가 하지안의 머리채를 잡고, 이 자리에서 그녀를 쫓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금의 그녀는 차동연의 엄마이자, 모두가 부러워하는 차씨 가문의 사모님이었으니까.
단 한 번의 실수로 그것들을 잃을 수는 없었다.
하민아가 이를 악물며 분노를 삼켰다.
아들을 품에 끌어안은 그녀가 억지로 부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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