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화
하지안은 표정을 단단히 하고 차동연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동연아, 넌 그림에 정말 재능 있어. 만약 더 실력 있는 선생님을 만나면 훨씬 잘할 수 있을 텐데, 선생님을 바꿔볼 생각은 없어?”
비록 그녀는 속으로 하민아가 싫었지만 아까 그 여자가 한 말 중 틀린 건 없었다.
차동연은 그림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고 자신은 한계가 있었다.
‘만약 나 때문에 동연이의 재능이 묻히면 어쩌지?’
하지만 차동연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싫어요! 이모만이 저를 이해해줘요. 그래야 제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릴 수 있거든요.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그 사람들은 저한테 가르쳐줄 수 없어요! 이모, 제발 다른 선생님으로 바꾸지 마세요, 네?”
“어휴...”
하지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차건우가 아이패드에서 고개를 들었다.
“괜히 쓸데없는 걱정하지 마. 그림 재능이고 뭐고 결국 커서 재단 물려받을 애인데 예술에 시간 쓸 여유는 없어.”
하지안이 눈을 부릅떴다.
“건우 씨가 뭘 알아요? 기술을 많이 터득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
“알았어, 네 말이 맞아.”
차건우의 어투에는 은근한 다정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동연이의 재능을 끌어낸 건 너뿐이야. 그런데 왜 다른 선생님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 오히려 더 망칠 수도 있잖아. 네가 좋다고 믿는 게, 꼭 그 아이한테 좋은 건 아닐 수도 있어.”
하지안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차동연은 다른 아이들과 달랐으니 정말 더 나빠질 수도 있었다. 그럴 바에는 지금이 더 나을지 몰랐다.
결국 그녀는 더 이상 이 화제를 이어가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한 하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 순간, 눈치라고는 없는 아빠를 슬쩍 본 차동연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더니 하지안 주머니 속의 그림 종이를 살짝 꺼냈다.
그리고 일부러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이모, 주머니에서 뭐가 떨어졌어요. 그림 종이네요. 이모 그림 그렸어요?”
그 말에 하지안은 당황해 황급히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녀보다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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