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한편.
하민아가 쫓아갔을 때 차건우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차를 몰고 차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다.
미용할 마음도, 쇼핑할 마음도 들지 않았던 하민아는 초조한 마음으로 방에 앉아 있었다. 마음속에는 강렬한 불안함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차건우의 그 말이 무거운 돌덩이처럼 그녀의 가슴을 짓눌렀다.
그때 도우미가 문을 살며시 두드리며 들어왔다.
“하민아 씨, 제비집 드세요.”
하민아는 짜증스럽게 말했다.
“안 먹으니까 나가요!”
원래는 차동연이란 카드만 손에 쥐고 있으면 차씨 가문 사모님 자리를 놓치지 않을 거라고, 차건우가 분명 그녀를 아내로 삼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마음속에는 강렬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4년 전, 남자는 하지안 앞에서 하민아를 감싸며 하민아야말로 미래 차씨 가문 사모님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오늘 어린이집에서 그는 하지안을 포함한 모든 사람 앞에서 하민아를 향해 경고했다. 차씨 가문 사모님이 된 것처럼 굴지 말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하민아는 마음속으로 점점 더 소름이 끼치고 불안해졌다.
‘하루빨리 차씨 가문에 시집가서 사모님 자리를 꿰차야 해. 괜히 미루다가 일이 틀어지지 않게.’
하민아는 차마 차건우를 찾아갈 용기가 없었지만 한 사람은 가능했다.
바로 차준혁이었다.
이 생각이 떠오르자 하민아는 즉시 차준혁에게 전화를 걸었고 아랫입술을 깨문 채 조심스러우면서도 서러운 어투로 말했다.
“할아버님, 제가 해외연수를 끝내고 돌아오면 적당한 날을 잡아 건우 씨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벌써 돌아온 지 꽤 됐는데 언제쯤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까요?”
차준혁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너희들 사이의 일이니 건우와 상의해.”
하민아는 그에게 오늘 망신을 당한 일에 대해 말하지 않고 이렇게 둘러댔다.
“전 당연히 할아버지 말씀에 따르죠. 저는 괜찮은데 동연이가 계속 엄마 없는 아이라고 놀림을 받아서...”
차준혁이 크게 분노하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감히 동연이를 놀려?”
하민아가 부풀려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