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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하지안은 고개를 더 숙였다. 차건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마치 꿰뚫듯 얼굴 위로 내려왔다. “우성이랑은 어떻게 된 거야?” 등줄기가 뻣뻣하게 굳은 하지안은 얼른 말을 이었다. “지난번 공사장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구해줬어요. 오늘 연회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해서 잠시 따라온 거예요.” “그래.” 차건우의 얼굴은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어 속마음을 알 수 없었다. “네 형수 잘 챙겨.” 그 한마디를 남기고 차건우는 말없이 돌아섰고 하민아는 재빨리 따라갔다. 최우성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아, 그러니까 너가 바로 결혼식 날 차씨 가문에 난입한 그 신부구나.” 하지안은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었다. “최우성 씨 때문에 큰일 날 뻔했잖아요!” 하지만 최우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만하게 웃었다. “무서울 게 뭐 있어. 어차피 너도 가짜잖아. 결국 우리 형이랑 이혼하게 돼 있어.” 하지안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건 어떻게 알았어요?” 최우성의 잘생기고 오만한 얼굴에 살짝 웃음이 스쳤다. “난 차씨 가문 둘째 아들이니까, 내가 모르는 게 뭐가 있겠어? 됐어, 얘기 그만하고 춤이나 추자.” 말을 마친 최우성은 하지안을 끌고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안은 바로 불평했다. “팔도 부러졌으면서 좀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춤추다간 더 다치겠어요.” 최우성은 장난기 섞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제는 걱정까지 해주네? 혹시 나 좋아하는 거야?” “사람들 앞에서 또 창피당하고 저한테 빌붙을까 봐서요.” “걱정 마. 팔 하나 없어도 이 얼굴이면 내가 연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될 테니까.” 호기심을 참지 못한 하지안이 물었다. “그런데 왜 성이 최씨예요? 차씨가 아니고?” “엄마 성을 따랐어.” 최우성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덧붙였다. “춤에 집중해.” 한쪽에서 하민아는 남자가 허리춤에 손을 얹는 걸 느끼며 볼이 빨개졌다. 하지안의 아까 장면을 떠올리며 일부러 묻듯 말했다. “건우 씨, 언니 말 믿으세요? 전 둘이 꽤 친해 보이던데요.” 그 순간, 차건우의 시선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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