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차건우는 이 모든 일이 그녀가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눈물이 시야를 가렸지만 하지안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복이 아니면 재앙이고 재앙이면 피할 수 없다. 어쩌면 이것이 운명일지도 모른다.
‘나와 아기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의사가 들어와 검사 결과를 확인하며 말했다.
“두 가지 지표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수술은 불가능합니다.”
차건우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무정하고 냉담하게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데리고 들어가요.”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환자의 상태가 매우 허약하고 습기로 인해 체온이 낮아 미열이 있으며 지표까지 초과했습니다. 수술 과정에서 대량 출혈과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유산 수술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만약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면 먼저 집으로 돌아가 일주일간 요양 후 다시 오셔야 합니다.”
차건우는 입술을 비틀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 차씨 가문 저택으로 데려가 일주일 후 다시 올게요.”
경호원들이 앞으로 나서 하지안을 붙잡고 따라나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민아는 몸을 떨었다. 차건우의 핏기 없고 끔찍한 표정이 떠오르자 두려움에 몸서리쳤다.
정말 끔찍했다.
그러니 하지안의 신분을 대신한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그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 이 비밀은 오직 하민아만 간직해야 했다.
검은색 승용차가 길을 달리고 차 안은 고요했다.
하지안은 창문에 바싹 붙어 앉아 창밖을 처량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차건우가 앞으로 자신을 어떻게 다룰지 전혀 알지 못했다.
곧 차는 차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
차건우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진 집사가 다가왔다.
“도련님.”
하지안의 얼굴에 멍이 든 것을 본 진 집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도 퇴원하셨군요. 이렇게 심하게 다치시다니 주방에 맛있는 것을 좀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요 없어요.”
차건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입술을 비틀며 말했다.
“뒷마당 방에 가두고 내 허락 없이는 한 발짝도 나오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