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문가영의 말이 끝나자 문소운 측은 침묵을 지키며 말하지 않았다.
그는 한숨을 쉬었다.
“가영아, 아빠를 난처하게 만들지 마. 민지는 이제 막 집으로 돌아왔고 양부모님과 깊은 사이인데 네가 이러면 속상할 거야.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네가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으면 나도 보상을 해줄게. 원하는 건 다 말해.”
협상하는 것처럼 들려도 사실은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그의 결정에 문가영은 이의를 제기할 자격이 없었다.
문가영은 침묵을 지켰다.
진수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하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익숙한 그의 목소리가 맞았다.
그러니 진수빈도 그녀가 권동해에게 사과를 바라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전화를 끊은 뒤 문가영은 줄곧 발치에 엎드려 있던 또리를 안아 들고 물었다.
“너도 내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
“멍.”
저녁에 문가영은 진수빈을 기다리지 않았다.
마침내 진예은이 돌아와 장연수와 함영희는 그녀도 함께 데려가서 진예은의 마중을 나갔다.
진예은이 문가영을 보자마자 덥석 안았다.
“어머, 너무 보고 싶었어!”
진예은은 문가영을 위아래로 살펴보다가 문가영을 들어 올려 두 바퀴 돌았다.
문가영은 힘없이 말했다.
“그만 봐. 나 정말 아무 일 없어. 괜찮아.”
“정말?”
진예은은 믿지 못했다.
“네가 나한테 숨기고 말 못 하는 게 있을까 봐서 걱정이야. 인터넷을 보고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몰라. 내가 전북에 있었으면 분명 너랑 같이 욕설을 퍼부었을 텐데 하필 전남에 있었네.”
진예은과 문가영은 함께 자라왔기 때문에 문가영이 다른 사람에게 걱정 끼치는 걸 제일 두려워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진예은이 유난히 화를 내는 행동을 하면 문가영이 먼저 위로해 주곤 했다.
그녀는 문가영의 손을 잡고 달랬다.
“괜찮아, 내가 선물 많이 가져왔어.”
문가영은 진예은이 다시 그 얘기를 꺼내는 게 싫어서 말을 돌렸다.
“전남은 재미있었어? 네 사촌 오빠 만나러 간다며?”
이 말에 진예은은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말도 마. 내가 그 오빠 첫사랑 얘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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