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화
여민지는 진수빈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입술을 꾹 다문 채 감정을 다스려보려 애썼지만 목소리는 이미 날이 서 있었다.
“다른 사람이 수빈 씨 물건을 만지는 게 싫은 거야? 아니면 내가 만졌기 때문에 싫은 거야? 수빈 씨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혹시 지금 내가 더럽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서 지금 날 피하는 거야?”
감정은 통제되지 않은 채 터져 나왔다.
요즘 밤마다 약을 먹고서야 간신히 잠이 들었지만 그마저도 악몽에 시달리는 날들이 계속됐다.
오정훈의 혐오스러운 얼굴과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그 장면들.
그 기억은 지금도 그녀를 조용히 망가뜨리고 있었다.
여민지는 손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 살을 파고드는 통증도 아무렇지 않았다.
진수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괜한 생각 하지 마.”
그 대답에 여민지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때, 구혜림과 문소운이 다급하게 서재에 들어섰다.
그들은 요즘 여민지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걸 단번에 알아채고는 바로 달려왔다.
구혜림이 진수빈에게 따지듯 말했다.
“수빈아, 지금 민지한테 무슨 말을 한 거야? 민지를 자극하면 안 되는 거 너도 알잖아. 그냥 좀 넘어가 주면 안 돼?”
진수빈은 아무 말 없이 여민지를 바라봤다.
그 역시 그녀가 환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환자라고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존재했다.
그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돌아섰다.
뒤에서 무슨 소리가 이어지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듯 조용히 서재를 나섰다.
마침 복도에서 마주친 문지성은 그를 보더니 비웃듯이 말했다.
“오늘은 웬일이야? 선행도 하루쯤은 쉬어가나 봐?”
진수빈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나를 비꼬는 시간에 운정 그룹 뒷거래나 더 신경 쓰시지?”
말을 마친 그는 곧장 문씨 가문을 나섰다.
교차로 근처에 차를 세우자 이미 기다리고 있던 주 비서가 다가왔다.
진수빈은 휴대폰을 건네며 말했다.
“새 걸로 바꿔요. 이건 폐기하고.”
말을 마친 진수빈은 알코올 티슈를 몇 장 꺼내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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