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화
구혜림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진수빈의 팔을 꼭 붙들었다.
“민지랑 네 사이, 다들 알고 있어. 그런데 애가 그렇게 무너지고 있는 순간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해?”
그녀의 손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수빈아, 내가 정말 부탁할게. 민지는 내 하나뿐인 딸이야. 그 애한테 넌 마지막 희망이었어.”
응급실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고 구혜림의 오열 섞인 목소리는 쉽게 묻히지 않았다.
시선들이 하나둘씩 이쪽으로 향했다.
문소운이 다가와 조심스레 그녀를 말렸다.
그러면서도 진수빈을 향한 눈빛은 단단히 가라앉아 있었다.
그때 방우지가 가볍게 목을 가다듬으며 다가왔다.
진수빈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 선생님이 진 선생님 말에 충격받고 그런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진수빈의 미간이 단단히 구겨졌다.
그 얼굴에 떠오른 건 분노도, 슬픔도 아닌 무언가 더 깊고 어두운 감정이었다.
방우지와 이희성이 눈빛을 주고받았지만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구혜림도 문소운에게 이끌려 겨우 진수빈의 팔을 놓았다.
다행히 여민지는 큰 고비를 넘기고 병실로 옮겨졌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의식은 또렷했다.
문소운이 난처한 얼굴로 진수빈을 바라봤다.
“수빈아, 민지 좀 만나줄 수 있을까? 민지가 지금 상태인지 너도 잘 알잖아. 정신과 선생님도 누가 옆에서 붙잡아주지 않으면 또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더라.”
진수빈은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는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차가운 눈빛이 그대로 꽂히자 문소운도 잠시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는 머뭇거릴 수 없었다.
지금 여기서 그의 한마디가 계획 전체를 흔들 수 있었으니까.
결국 문소운은 숨을 삼키며 말을 이었다.
“수빈아, 민지는 사라 동생이잖니.”
진수빈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차가운 기류가 주변을 짓눌렀다.
그의 눈동자는 깊은 심연 같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는 조용히 병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소운은 겉으로는 아무 내색 없었지만 속으로는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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