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5화
문가영이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그녀보다 먼저, 문지성이 무심하게 말을 꺼냈다.
“내가 데려다줄게.”
진수빈의 미간이 순간 찌푸려졌다.
하지만 문지성은 그런 그를 못 본 척하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둘이 이미 파혼한 사이면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예의 아닐까?”
진수빈이 정면으로 맞받았다.
“내 일에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 없어.”
“참견하고 싶은데?”
문지성이 코웃음을 쳤다.
그는 진수빈을 위아래로 훑기 시작했다.
애초에 그는 진수빈에게 예의를 차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가영이도 문씨, 나도 문씨야. 내가 왜 참견하면 안 되지? 게다가 지금 여민지랑도 뭐가 뭔지 모를 사이잖아. 그러니까 오히려 네가 가영이 일에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지.”
문지성의 말이 끝나자, 진수빈의 표정은 더 이상 감출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깊은 밤공기 속으로 스며들 듯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하지만 문가영은 두 사람의 대치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마음속에는 오직 조 원장님 생각뿐이었다.
비록 보육원 일로 인해 예전만큼 가까운 사이는 아니게 되었지만 문가영에게 조 원장님은 여전히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엄마’였다.
그녀는 진수빈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지성 씨랑 같이 갈게요.”
진수빈은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 사람이 조 원장님 상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
문가영은 잠시 말을 잃었다.
그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거였다.
결국 문가영은 진수빈을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지성도 별다른 말 없이 천천히 뒤따라와 차에 올랐다.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걱정되면 내가 같이 가도 되겠지? 진 선생님?”
진수빈의 표정은 더더욱 어두워졌다.
하지만 문가영은 두 사람 사이의 신경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조 원장님의 상태부터 물었다.
진수빈은 복잡한 감정을 눌러 담고 조심스레 말했다.
“마음의 준비는 해둬. 혈관종일 가능성이 있어.”
그 말에 문가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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