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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유정원은 어제 이미 문가영의 모든 물건을 정리했다. 그녀의 흔적은 이미 이곳에서 말끔히 지워진 듯했다. 진수빈은 고개를 들어 집안을 둘러보았지만, 눈빛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 분명 문가영이 살던 아파트와 인테리어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때의 아늑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진수빈의 시선은 결국 창가에 멈췄다. 텅 비어 있는 듯한 그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가더니 예전에 문가영이 사 왔던 것과 거의 똑같은 풍경을 하나 꺼내 창가에 걸었다. 진수빈은 원래 기억력이 좋아서 그 풍경이 예전 그대로라는 걸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마침 바람이 스치자 풍경이 맑고 청아한 소리를 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차갑고 적막한 공기만 그대로였다. ... 문가영은 담당자에게서 안내를 모두 받은 뒤, 근처 호텔에서 대기하게 되었다. 내일 차편이 도착하면 영천 인근의 가난한 시골 마을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사실 문가영은 유정원을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고 싶었다. 아직 열몇 살인 아이를 이곳까지 데리고 다니는 게 마음에 걸렸다. 영천은 전북처럼 번화한 도시가 아니었다. 게다가 국경과 가까워 치안도 불안해 보였다. 그런데도 유정원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누나가 어떤 곳에 있는지 직접 봐야 안심이 돼요.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그는 아예 손서희와 유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문가영을 설득해 달라고까지 했다. 결국 문가영은 마지못해 동행을 받아들였다. 손서희와 필요한 이야기를 마친 뒤에, 문가영은 진예은과 함영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미 전북을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전북을 떠난다고 해서 알려야 할 사람은 몇 안 되었다. 애초에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이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런데 메시지를 보낸 지 고작 1초쯤 지났을까.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문지성이었다. “갑자기 왜 영천으로 간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 그저 차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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