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4화
방우지가 텐트 밖으로 나서자 멀리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진수빈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진수빈에게 다가가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오면서도 말했잖아요. 상처부터 처리하라고. 이제는 더 미루지 마요.”
진수빈은 고개를 끄덕인 후 묵묵히 돌아섰다.
방우지는 그를 뒤따라가더니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솔직히 난 지금도 진 선생님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가영 씨랑은 어떻게 된 거예요?”
방우지는 한숨을 내쉬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한때 진수빈이 문가영을 좋아한다고 굳게 믿었었다.
하지만 진수빈이 문가영에게 보이는 태도는 항상 냉정하고 차가웠다.
그 뒤로 진수빈이 마침내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했지만, 온갖 핑계를 대며 문가영을 자신의 곁에 묶어 두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문가영이 정말로 떠나버리자 그는 온갖 수를 써가며 문가영에게 사과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했다.
진수빈은 이제 더 이상 전북 병원의 의사가 아니기에 사실 그들과 함께 자원봉사 팀으로 올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가영을 만나기 위해 병원에 의료 기구를 기부하고, 또 구호물자를 직접 챙겨 오는 등 모든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방우지는 진수빈을 바라보다가 한참을 고민한 듯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진 선생님. 만약 정말 가영 씨를 좋아한다면 이제는 진심을 보여야 하죠. 모든 상황을 주도하려고 하면 아무도 진 선생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거예요. 진심으로 다가가야지, 이건 전력 싸움이 아니에요.”
두 사람은 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다. 방우지는 스스로 진수빈을 이해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상처에 약을 바르던 진수빈의 손이 멈칫했다.
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가영이를 전북으로 데려가고 싶을 뿐입니다. 여긴 너무 위험하니까요. 자원봉사든, 기부든 가영이가 원하는 대로 도와줄 수 있어요. 굳이 영천까지 올 필요는 없잖아요.”
영천에 오기로 한 건 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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