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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문가영이 머뭇거리며 오빠라는 두 글자를 뱉어냈다. 예전 같았으면 누구보다 싫어했을 호칭을, 이제는 스스로 강조하고 있었다. 그가 떠난 후, 문가영은 오랫동안 식당에 혼자 앉아 있었다. 곧 새해라 거리 곳곳이 축제 분위기로 북적거렸지만 그녀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바윗덩이가 가슴 깊은 곳에 내려앉은 듯 기분이 가라앉았다. 집에 돌아오니 유정원이 소파에 늘어져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가 문가영을 보며 말했다. “엄마가 국경없는의사회 자리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전해 달래요. 담당자랑 얘기해서 엄마 제자가 대신 가기로 했다나... 누나는 다음 기수 때 하래요.” 손서희가 이메일로 보내주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문가영이 짧게 대답했다. “... 응.” 유정원이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진 선생님은 좀 괜찮대요?” “그럴 리가. 퇴원까지 한참 남았어.” “그럼 우리 새해 끝날 때까지 여기 있어야겠네요?” 문가영이 멍한 얼굴로 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문제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며칠째 진수빈의 곁을 지키느라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난 이쪽에 남을 거야. 넌 부모님이랑 같이 가.” “싫어요!” 유정원은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명절 때마다 줄줄이 찾아오는 손님들과 연회 자리가 지긋지긋하기만 했다. 게다가 올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유정원은 이곳에서 총을 쐈다. 비록 범죄자들을 막기 위해서였지만, 손서희가 그를 가만둘 리 없었다. 그러니 차라리 이곳에 머무르는 게 나았다. 문가영은 더 묻지 않고 문지성이 했던 말들을 떠올렸다. 그녀는 먼저 천수연을 불러내기로 했다. 성우빈을 함께 불러내기 위함이었다. 천수연은 흔쾌히 승낙했다. 마침 전남에 있다가 다음 날 전북으로 올라올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문가영은 성우빈, 천수연과 저녁 약속을 잡고 난 뒤 문지성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일이 닥쳤다. 다음 날 아침 병원에서 양민경을 마주친 것이었다. 그녀가 싱긋 웃으며 문가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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