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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진수빈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작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은근한 애원의 뜻이 담겨 있었다. 문가영은 망설였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 늦었어요. 그냥 집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가영아.” 진수빈이 반사적으로 문가영의 손목을 붙잡았다. 짙은 눈동자가 속절없이 흔들렸다. “그냥 같이 가 주면 안 돼?” 문가영이 고개를 돌렸다. 지금의 진수빈은 평소의 완벽하고 반듯한 의사가 아니었다. 머리카락은 잔뜩 헝클어져 있고, 옷차림도 어딘가 흐트러져 있었다. 방금 상처를 소독했기 때문인지 온몸에서 진한 요오드 향이 배어 나왔다. 과거의 단정한 진수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지금은 초라함만 남아 있었다. 남자의 손을 뿌리친 문가영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진수빈을 거절할 수 없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문가영이 옅은 한숨을 내쉬며 케이크 가게로 들어섰다. 케이크 가게. 익숙하고도 달콤한 향기가 공기 중에 은연히 퍼져 있었다. 한때 함께 케이크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다. 문가영은 진수빈이 이렇게 먼저 자신을 데려올 줄 몰랐다. 그녀의 시선은 곧 테이블 위에 쌓여 있는 실패작들로 향했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케이크 조각들. 문가영이 그것들을 빤히 쳐다보자 진수빈이 어색한 듯 고개를 숙였다. “… 레시피에 적힌 대로 따라 했는데, 잘 안됐어.” 탄 자국이 남은 것, 이상하게 부푼 것, 케이크 시트처럼 보이지 않는 것… 정말 참담한 모습이었다. “왜 케이크를 만들려는 거예요?” 문가영이 물었다. 그녀는 진수빈이 베이킹에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한참 동안 무더기 속을 쳐다보던 문가영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래서 대체 어떻게 가르쳐 달라는 거예요? 다시 하나 만들어 줄까요?” 진수빈의 손가락이 살짝 움츠러들었다. “네 생일에 케이크를 만들어 주고 싶어.” “필요 없어요.” 문가영이 딱 잘라 말했다. 멍하니 실패작들을 바라보던 진수빈은 다시 말없이 반죽을 시작했다. 정밀한 수술을 해내던 손이 베이킹에서는 한없이 서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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