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2화
그 시각 동해성 외곽에서는 거대한 보물선 한 척이 허공을 가르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선두에는 흰 긴 옷을 입은 나이가 대략 스물다섯에서 스물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청년이 서 있었다.
온몸에서는 성왕 특유의 위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만 아직 경계를 완전히 다스리지 못한 탓에 멀리서도 그 기운이 또렷이 느껴졌다.
누가 봐도 갓 성왕의 문턱을 넘은 상태로 경지를 공고히 하지 못한 시점이었다.
정균은 눈앞에 드넓게 펼쳐진 동해성을 내려다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엔 반드시 동해비경에서 청제의 전승을 손에 넣고 말겠어.”
성공 전장에서의 쓰디쓴 패배가 떠오르자 정균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결의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얼마 전에 태일성지에서 성왕 대전을 열었고 그 자리에서 이태호가 성왕에 성공적으로 올랐다는 소식을 접했다.
게다가 그는 대전에서 용족의 천교 오수혁을 압도하고 심지어는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마저 제압해 모두를 경악케 했다.
그 위력은 같은 경지에서는 도저히 상대되지 않을 정도였고 고금의 모든 자들을 짓밟을 정도의 위세였다.
그 소식을 들은 정균은 큰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종문의 노조에게 간청하여 겨우 9급 영단을 손에 넣을 수 있었고 그 덕에 며칠 전 겨우 성왕에 오를 수 있었다.
이태호를 따라잡으려면 이번 동해비경에서 반드시 청제의 전승을 손에 넣어야만 한다는 것을 정균은 알고 있었다.
정균이 타오르는 눈빛으로 동해성을 바라보고 있을 때 옆에 있던 9급 성왕의 장로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성자님, 혼원성지의 제안을 정말 거절하실 생각이십니까?”
그 말에 정균의 눈빛이 살기 어린 냉기로 바뀌었다.
“그건 제안이 아니라 그건 음양성지와 태일성지를 정면충돌시키려는 음모일 뿐입니다.”
그 말에 주장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혼원성지에서는 온갖 선물과 조건을 내걸며 정균을 설득해 그들과 손잡고 태일성지와 대립하게 만들려고 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정균은 어떤 회유나 설득에도 미동조차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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