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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으이구, 너무 늦었어, 얼른 가서 자기나 하셔." 신수민은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이태호에게 말했다. "지금은 너가 정말 정말 좋아, 오늘 그 킬러들이 너를 죽이려고 덥칠 때 혹여 잘못되기라도 해서 영원히 널 잃을까 봐 마음을 조이고 있었단 말이야." 그녀의 말에 더욱 흐뭇해진 이태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물었다. "그럼 오늘 내 방말고 그냥 여기에서 같이 자도 돼?" 신수민은 이태호를 흘기며 답했다. "쳇, 설마 내가 좋아한다고 하니까 벌써 나랑 잘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태호는 곧바로 쑥스럽다는 듯이 답했다. "아니야~ 그런 거, 내가 늑대도 아니고 그런 생각을 할 리가 없잖아~" "흥, 늑댄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 남자의 내뱉는 말은 믿으면 안 된다고 했거든," 신수민은 콧방귀를 뀌고 이태호가 잡고 있던 손을 빼냈다. 이태호는 그녀가 틈을 주지 않자 실망이 역력한 표정을 하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아휴, 이렇게 아름다운 와이프를 품에 안고 잠에 들지도 못하니 인생의 실패일세, 오늘도 혼자 독방을 써야 하는 구만," 그런 이태호를 보며 신수민은 득의양양해졌다. "그러니까 앞으로 잘 해, 언젠가 기분이 좋아지면 너를 이 방에 남게 할 수도 있으니까." 이태호는 몸을 돌려 말했다. "자기야, 신씨네 집안에 입정도 두 개나 얻어 주구, 차도 사고 집도 마련했는데 어떻게 더 잘해야 허락해 줄 거야? 이만하면 괜찮은 거 아닌가?" 신수민은 고의가 섞인 어조로 말을 덧붙였다. "강성에서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 할 만한 성대한 결혼식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었잖아, 일단 그것부터 실현하고 나서 다음을 얘기해야지!" 입으로는 별 거 아니라고 괜찮다더니 속으론 엄청 기대하고 있는 신수민을 보며 이태호는 머리를 한 방 맞은 것만 같았다. 결혼식도 안 한 그녀를 임산부로 만들고 많은 사람들의 멸시까지 받게 했으니 말이다. 잠시 고민하다 이태호는 입을 열었다. "자기야, 딱 보름만 시간을 좀 줄래? 그 뒤에 내가 당신이랑 한 약속 무조건 지킬게, 요며칠 내가 급히 처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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