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6화
그 부잣집 도련님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 황준성이었다.
정희주는 삼류 세가 출신인 뚱뚱한 그를 보자 다소 실망스러웠다.
뚱보는 삼류 가문 도련님이지만 얼굴이 못생겼다. 그녀를 짝사랑하는 다른 도련님과 비교했을 때 황준성은 외모로는 꼴지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전부 그녀를 짝사랑하지 않는다면 황준성을 선택할지도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래도 삼류 세가의 도련님이기 때문에 정희주는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황준성 씨, 정말 우연이네요. 저는 시연이랑 쇼핑하러 나왔는데 여기서 황준성 씨랑 마주칠 줄은 몰랐어요.”
“그러니까요. 정말 운명이네요.”
황준성은 히죽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쇼핑하고 있었어요? 뭐 사려고요? 같이 다녀요.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제가 사줄게요.”
정희주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가 체면을 생각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봐 잠깐 고민한 뒤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래도 되긴 하지만 제가 정말 싫어하는 녀석을 만났거든요. 황준성 씨 부하가 그를 혼쭐내준다면 같이 쇼핑해요.”
황준성은 그 말을 듣자 곧바로 희색을 띠었다. 정희주는 그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어쩌다가 그에게 함께 쇼핑할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대답했다.
“어떤 눈이 안 달린 놈이 정희주 씨를 괴롭힌 겁니까? 걱정하지 마요. 제가 대신 처리해 줄게요!”
“하지만 황준성 씨, 그 사람은 내공이 조금 높아요. 황준성 씨 경호원들로는 상대가 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보기엔 그 사람은 적어도 4급이나 5급 무왕은 될 거예요.”
정희주는 생각한 뒤 저도 모르게 말했다.
이태호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내공인지는 모르지만 서건우가 몸담고 있었던 그 파벌의 고수들도 전부 이태호에게 죽임을 당했었기에 이태호가 만만치 않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내공이 그렇게 높다고요?”
황준성은 그 말을 듣자 곧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좀 어렵겠네요. 오늘 제가 데려온 경호원 중 내공이 가장 높은 사람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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