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잘못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수감 기간 태도가 좋아서 고의찬은 교도소에서 보석되었으며 몰수당한 벌금과 재산도 일부 돌려받았다.
고의찬은 더 이상 그와 하가윤의 추억이 가득한 곳으로 가지 않았다.
대신 차를 몰고 부산으로 가서 곧 출항할 개인 요트에 올랐다.
이것은 얼마 남지 않은 고의찬 명의의 압수당하지 않은 재산 중 하나로 원래는 여기서 하가윤과 신혼여행을 보내려고 계획했었다.
싸늘한 바닷바람에 마지막 술기운을 날려 보낸 후 갑판에 서서 점점 멀어지는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해안을 따라 줄지어 선 호화로운 건물 중에 하씨 가문의 산하에서 운영하는 회사도 있었다.
하가윤은 항구에서 야경 감상하는 걸 가장 좋아했다. 한때 신혼여행으로 여기 와서 한동안 머물자고 한 적도 있었다.
아름다운 야경은 사람을 황홀하게 했지만 고의찬은 다시 그때로 들어갈 기회도, 돌아갈 수도 없었다.
어두운 요트 안, 고의찬은 불을 켜지 않은 채 어둠 속에 자신을 숨겼다.
주머니 속 휴대폰이 미친 듯이 진동했지만 김경화의 메시지임을 알고 있는 고의찬은 일부러 보지 않았다.
고의찬이 보석되어 나올 때까지도 김경화는 속으로 고의찬을 계속 욕했다.
왜 하가윤에게 가서 용서를 구하지 않는지, 왜 그녀 체면을 이토록 구겼는지 등등... 계속 따지기만 했다.
전화벨 소리가 끊임없이 울리자 휴대폰 전원을 꺼버린 고의찬은 SIM 카드까지 뽑아 캄캄한 바다에 던져 버렸다.
온 세상이 드디어 조용해진 듯했다.
선실로 들어간 고의찬은 금고에서 파일 한 부를 꺼냈다.
그것은 몇 년 전에 작성한 소원 브랜드의 향후 10년 발전 계획에 관한 제안서였다.
하가윤이 처음 소원 브랜드를 런칭했을 때 고의찬은 겉으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적으로 국제 최고의 컨설팅 팀을 초빙해 기획서를 상세히 작성했다.
작년 하가윤 생일에 그녀에게 서프라이즈로 주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쓸모가 없어졌다.
펜을 든 고의찬은 표지를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결국 이름을 쓰지 않았다.
단지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 가볍게 작고 삐딱한 태양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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