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1화
하지만 소찬우는 결국 망설였다.
그는 소건우만큼 냉혹하지 못했기에 모든 면에서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이진아는 한숨을 내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제 모든 것이 결정되었어. 오늘 밤 내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 그러니 차라리 내가 속 시원히 죽게 해줘. 소 대표는 왜 꼭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지?”
소찬우는 손목을 부여잡고 쌀쌀하게 말했다.
“이진아 씨가 살아 있으면 소씨 가문은 이진아 씨의 것이 되니까요.”
소건우는 그가 말을 막지 않았다.
이진아의 말대로 그녀는 곧 죽을 운명이었다.
이진아는 웃음이 나왔다.
“소씨 가문이 어떻게 제 것이 되지? 지금 소 대표가 소씨 가문의 안팎을 꽉 잡고 있잖아. 지분과 인사권까지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어. 할머니께서 나와 우리 어머니 사이에 어떤 얽힌 일이 있었고 어떤 규칙을 정하셨다 해도 이제 돌아가셨잖아? 소 대표는 이런 일도 저지를 수 있는데 어찌 죽은 사람의 말을 듣겠어?”
소찬우의 속눈썹이 떨렸다.
그의 손목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는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아주 차분했다.
“이진아 씨, 소씨 가문에는 어둠 속에 숨겨진 세력이 있어요. 형이 맡은 것은 드러난 부분이고, 예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어두운 세력도 다루셨어요. 당당한 부분은 형이 관리했지만 어둠 속에 숨겨진 세력은 아직 수면 위로 떠 오르지 않았어요. 몇 년간 소씨 가문이 이렇게 잘 발전했으니 어둠 속 세력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어요. 옛날 가문과 관련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진아 씨는 옛날 가문에 대해 들어본 적 없을 수도 있어요.”
정말 들어본 적이 없었던 이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
소찬우는 한숨을 쉬었다.
“저도 몰라요. 원래 할머니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말씀해주지 않으셨어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그럼 한 가지 더 질문할게요. 규칙은 할머니께서 정하셨지만 할머니는 돌아가셨어요. 비록 어둠 속 세력이 크다 해도 지금 어떻게 그들을 동원할 수 있죠? 제 얼굴만 보고요? 저는 할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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